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법인 통폐합을 추진 중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가 관련 출연연법 개정안의 내달 임시국회 상정을 코앞에 두고 갈수록 거세지는 반발을 무마하느라 분주하다.

정부는 이와 관련된 출연연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합 법률 일부개정안을 오는 17일 정부안으로 확정하고 국회로 넘길 예정이다.

이처럼 일정이 촉박한 상황에서 국과위는 법인 통폐합에 따른 현장 의견수렴은 물론 김도연 국과위원장이 직접 대덕특구 내 출연연을 방문해 설명회를 갖는 등 속도를 더하고 있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김 국과위원장은 1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을 방문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번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설명회를 갖고, 이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임직원들과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국과위 관계자는 “출연연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내용은 이미 많이 알려진 상황으로, 보다 많은 생각을 수렴하기 위해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항우연측은 이번 출연연 법인 통폐합에 대한 내부 의견 검토를 통해 ‘항공우주분야의 국가안보 전략기술 특성과 타 연구기관과의 중복연구가 거의 없는 점’, ‘해외 유사기관의 독립성 유지’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지난 주 국과위에 제출한 바 있어 마찰이 예상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달 김 국과위원장의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 방문에서도 이미 나타난 바 있다.

원자력연도 항우연과 비슷한 이유로 법인 통폐합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며,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한국한의학연구원 등 다른 대부분의 출연연도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과학계와 연구노조 등은 이 같은 국과위 행보가 중차대한 출연연 지배구조 개편을 목전에 둔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자체가 준비가 부족하다는 반증이라며 더욱 우려하고 있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모습은 법인 통폐합에 대한 우려와 지적이 계속 그치지 않았음에도 국과위가 세부 전략이나 대응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일부 출연연 보직자들이 조용하다고 연구원 전체가 찬성하는 것으로 착각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성우 공공연구노조 위원장도 “이번 출연연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준비도 없이 뭔가 노력이라도 한 것처럼 보이려는 쇼 같다”며 “전혀 준비도 안된 상황에서 법인을 통합해 어떻게 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과위 관계자는 “출연연 지배구조 개편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라 수 년간 민간위 등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숙성된 내용”이라며 “관련 추진 내용은 일정대로 잘 풀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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