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 광천우시장에 한우를 매매하기 위해 나온 축산농민이 어두운 표정으로 한우를 쳐다보고 있다. 홍성군청 제공

최근 한우가격 폭락과 관련 한우농가들이 생존권 사수를 위해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최대규모의 한우 사육단지인 홍성지역 축산농가들도 존립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5년여전 직장을 그만두고 퇴직금으로 한우를 입식해 축산업에 뛰어들었던 조모(50·홍성군 결성면)씨는 그동안 정성을 다해 키우던 60여두의 한우를 모두 처분하고 축산업을 접었다.

사료가격 등은 툭하면 오르는데 한우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40% 가까이 떨어져 현 상태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결국 포기하게 된 것이다.

조씨는 “사료값이 5%만 올라도 연간 비용으로 따지면 축산농가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사료값과 볏짚 가격은 매년 오르는데 한우가격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수익은 커녕 투자한 원금도 건질 수 없어 결국 축산업을 포기했다”며 허탈해 했다.

거세우가 아닌 일반 비육우를 사육하던 조씨의 경우 출하가격이 1㎏당 최소 8000원 이상이 돼야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현재 산지에서 거래되는 생축 거래가격은 1㎏ 기준 5000원대에 머물러 출하를 해도 수익은 커녕 적자가 발생해 눈물을 머금고 축산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대규모로 한우를 사육하는 농가들도 사정이 마찬가지다. 홍성군 결성면에서 600여두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맹영호씨도 축사에 가득한 한우를 볼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맹씨는 거세우를 사육해 1㎏당 7000원대에 판매하고 있지만 일반 축산농가들이 일반사료를 먹이는데 반해 고급 사료를 먹이다 보니 사료비 등이 훨씬 많이 들어 수익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맹씨는 “현재의 수익구조에서는 사료값과 축사 감가삼각비, 인건비 등을 계산하면 700㎏ 기준 한우 한마리를 팔아도 50~100만 원의 적자가 발생한다”며 “암소수매 등 하루빨리 정부에서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성=이권영 기자 gy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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