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시가 무심천 수영교 아래 조성한 썰매장 인근 인도에 불법 노점상이 난립하면서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청주시가 무심천 수영교 아래 조성한 썰매장이 불법 노점상 난립 등 각종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청주시는 지난 3일 상당구 영운동과 흥덕구 수곡동 분평동을 잇는 무심천 수영교 아래 1만 4800㎡(230m×76m)크기의 무료 썰매장을 열었다. 개장 이후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몰리면서 하루 평균 수백 명이 썰매장을 찾고 있다.

   
▲ 청주시 무심천썰매장에 시민들이 몰리면서 인근 도로에 불법주차 차량으로 운전자들에게 사고의 위협을 안겨주고 있다. 이덕희 기자
◆노점상 난립, 불법 주차 교통 혼잡 유발

무료썰매장 인근 하천 변 인도에는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20여 개의 불법 노점상들이 시민들에게 어묵과 떡볶이, 꼬치 등을 판매하는 불법행위를 일삼고 있다. 썰매장 주변에서는 포장마차 등에서 음식을 사먹은 시민들이 버린 각종 음식물쓰레기와 음료수 캔, 라면용기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포장마차 업주들은 음식은 판매한 뒤 남은 음식물 쓰레기 등을 분리하지 않고 도로 위 가로수 옆에 그대로 방치, 오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불법 주정차도 문제다. 이곳 썰매장이 위치한 수영교 사거리 도로에는 썰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주차를 해놓은 차량들로 인도와 가장 가까운 차선이 막혀버린 상태다. 심지어 차량 두대를 겹쳐놓은 곳도 있어 주변의 극심한 교통혼잡을 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단속 공무원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 시민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아이들과 함께 썰매장을 찾은 최모(33) 씨는 “아이가 배가 고프다 해서 포장마차를 찾아 음식을 사줬지만 비위생적으로 보여 찝찝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차 정리, 단속만 이뤄져도 이정도의 혼잡은 피할 수 있을것 같다”며 “공무원들은 일요일이라서 현장에 아무도 없는 것이냐”고 불평했다.

◆썰매 판매 잡상인까지 등장

이용객들이 늘면서 시에서 준비한 무료 썰매가 동나자, 이 틈을 타 썰매를 고가에 판매하는 얌체 잡상인들도 등장했다. 시는 무료썰매장을 개장하면서 800여 개의 썰매를 무상 대여해주기로 했지만 턱없이 부족해 무료로 썰매를 대여받지 못한 시민들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썰매를 구매하고 있다.

실제 8일 오전 이곳 무료썰매장에는 100여 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무료 썰매를 대여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있었다. 추위에 떨던 시민들은 무상대여가 어려워지자 인근 상인에게 썰매를 구입했다. 이곳에서 판매하고 있는 썰매의 가격은 2만 원 안팎으로 추운 날씨에 아이들이 썰매를 기다리게 하는 것을 볼 수 없는 시민들이 구입하고 있다. 썰매 판매상은 “오후에는 찾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1시간 이상을 기다려도 썰매가 없을 것”이라며 “2만 원 이상의 가격을 불러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썰매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오후 들어 썰매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늘어나자 종전 2만 원이던 썰매 가격은 3만 원까지 껑충 뛰었고 이를 알지 못하는 시민들의 썰매 구입은 줄을 이었다. 썰매를 구입한 한 시민은 “무료대여 썰매를 30분 정도 기다리다가 아이가 추위에 떨며 조르는 탓에 어쩔 수 없이 구매했다”며 “이왕 무료 썰매장을 개장했으면 썰매 갯수도 늘리고 주위 환경도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썰매를 타는 도중 생길 수 있는 낙상사고 대비 또한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썰매장 어느곳을 둘러봐도 빙판 낙상사고에 대비한 응급시설 등이 마련되지 않아 시민들은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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