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대 로스쿨 학생들은 “최근 로스쿨 관련 언론보도가 일자리를 위한 생떼로 비춰지는 것이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사진은 충북대 로스쿨 건물 전경. 충북대 로스쿨은 이달중으로 정문옆 신축건물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덕희 기자  
 

 

다양한 전공과 사회경험을 갖춘 사람들이 법학전문 교육을 받고 변호사로 진출해 국민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목적으로 도입된 ‘로스쿨’(law school·법률전문대학원). 제1기 로스쿨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첫 변호사 자격시험이 지난 3일부터 나흘(3~4일·6~7일)간 서울의 고려대를 비롯해 4개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국의 로스쿨 졸업생(3년제)은 모두 2000명. 이중 이번 변호사 자격시험에는 1698명이 지원했다. 정원의 75%인 1500명이 변호사자격을 받게 될 예정. 충북대 로스쿨 역시 이번 자격시험에 3학년 70명의 학생중 61명이 지원한 상태다. 충북대 로스쿨 김태욱 학생회장·주효린 부회장 등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편집자

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법학전문대학원에 들어온 김태욱 학생회장은 “이번 시험을 통해 오는 4월 10일 합격자가 발표되면 사법시험을 거치지 않은 로스쿨 출신 법조인이 처음으로 배출된다”며 “지난 2009년 로스쿨이 설치된 후 3년 만의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렇게 로스쿨을 통한 첫 인력이 배출되지만 사회적 인프라가 아직 갖춰지지 않은 점은 현재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 올해 법원과 검찰, 대형 로펌 등의 인력채용 규모는 500여 명에 불과해 일자리 문제로 인한 취업전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김 학생회장은 “최근 언론보도들이 마치 로스쿨 졸업생들이 취직을 보장하라고 생떼쓰는 모습으로 비쳐질까 우려스럽다”고 전제하고 “아직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지만 로스쿨 출신을 받아들이는 법률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로스쿨은 법률시장 확대에 의한 수요와 사회적 필요성 등에 의해 탄생했다. 사법시험 제도 대신 일반학부를 졸업한 후 로스쿨을 통한 법률인을 배출하겠다는 취지다. 충북대 로스쿨 역시 약사, 세무사, 교사 등 공직자, 기업 법무팀 경력 등 다양한 이력의 학생들이 모였다.

김 회장은 “법률시장과 관련해 우려가 많은것이 사실이지만 정부와 공기업, 사기업, 시민사회단체 등의 법률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일반 기업의 경우에도 법무팀에 대한 수요가 곧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4월부터 시행되는 '준법지원인' 제도 역시 로스쿨 졸업생을 위한 정책. 준법지원인은 기업활동의 공정성, 투명성 확보를 위해 사기업에 두는 제도로 390여 개의 기업 등에 일자리가 생길 예정이다.

이어 주효린 부회장도 로스쿨의 앞날에 대해 낙관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률시장은 사후 수습 위주의 소송 업무와 같은 송무 시장만 다뤄왔는데 앞으로 사전 예방 차원의 컨설팅분야에서 변호사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며 “중앙행정기관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까지 공무원으로 임용해 변호사 영역을 확대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욱 회장은 로스쿨제도의 개선점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응시생 대비 합격률이 문제라는 것. 응시생 누적이 생길 경우 제도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로스쿨 제도도 변호사 합격 여부가 불투명함에 따라 기회균등이 무너지는 등 정원제 문제로 일본의 병폐를 답습할 우려가 큰 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로스쿨=변호사가 되기 위한 전문대학원 과정으로 학부졸업자가 새로 입학해서 실무 위주의 법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법학전문대학원으로 지난 2009년 도입됐다.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 이론보다 실무에 집중한 3년 간의 수업과정을 거치면 변호사자격시험에 응시할 기회가 부여되고 시험에 합격하면 변호사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사법시험은 2014년부터 폐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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