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일 앞으로 다가온 4·11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 각 정당들은 ‘변화와 쇄신’을 화두로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당을 새로 만든다’는 각오로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고, 민주통합당 역시 개혁에 가까운 혁신과 통합을 앞세워 담금질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속도를 내고 있는 쇄신의 핵심에는 ‘인적쇄신’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정당의 일부 의원들은 자발적인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고, 당 차원에서도 쇄신 차원의 강제적인 불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정당 지지율 하락과 의원 탈당 등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는 자유선진당은 정작 이 같은 정치권 쇄신 분위기를 그저 바라만 보는 상황이다. 선진당이 선전비전55라는 공천쇄신안을 완성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공개 시점을 미루고 있다.

인적쇄신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분위기다. 당 내부에서 조차 “노쇠 정당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어느 누구도 테이블 위로 올리지 못한 채 실현 불가능한 푸념으로 묻히고 있다.

현재 선진당 15명의 의원(지역구 11명, 비례대표 4명)의 평균 나이는 65.6세로 이회창 전 대표와 조순형 의원이 동갑내기 77세로 가장 많고, 이재선 의원이 55세로 가장 젊다.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이 지난해 11월 분석한 18대 국회의원 평균 연령은 57.3세였다. 한나라당 평균연령은 56.2세, 민주당은 57.7세였다. 물리적인 수치로는 선진당이 다른 정당보다 10살 이상 많다.

이에 대해 “쇄신의 초점이 나이가 아닌 구태여야 하고, 얼마나 젊고 활동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이느냐에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여야 거대정당의 인적쇄신 바람에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선진당은 인적 쇄신의 또 다른 축인 ‘새 인물 영입’에도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역 의원들이 자리를 버티고 있다 보니 새로운 인물이 들어와 활동할 공간이 그 만큼 작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달리, 선진당에선 이회창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을 제외하곤 잠잠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타 정당 의원들은 구당(求黨)의 심정으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쇄신에 동참하고 있지만, 선진당 의원들은 오히려 입단속을 시키는 분위기”라며 “현역 의원들이 암묵적으로 다시 출마하겠다고 버티는데 어떤 인물이 뛰어들겠느냐”고 푸념했다.

또 다른 당직자는 “이상민, 김창수 의원이 탈당하자 몇몇 의원들은 오히려 새 인물 영입의 폭이 넓어졌다는 한가한 말만 한다”며 “진정한 새 인물 영입은 빈자리 채우는 것이 아니라, 현역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공간을 만들어 능력 있는 인재를 끌어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선진당은 현재 이상민 의원의 탈당으로 빈자리가 된 대전 유성지역 등에 투입할 인재 영입을 위해 실질적 접촉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정가에선 “선진당이 영입 인재로 어떤 인물을 내세울 것인가에 따라 선진당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악재가 될 수도 있다”라며 “만일 기대 이하의 인물이 등장한다면 선진당에 대한 실망은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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