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후원한 ‘도서벽지 어린이 영어캠프’ 추진과정에서 불거진 민주통합당 홍재형(청주상당)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에 대한 선거관리위원회 조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본보 1월 2일·3일자 1면 보도>

청주시 상당구 선거관리위원회가 진행 중인 이번 조사의 핵심은 학부모 대상 캠프설명회에서 나온 발언과 관련해 홍 의원 측이 캠프참가를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웠는지 여부 등으로, 사실확인을 위해 다각적인 검토를 벌이고 있다.

청주상당구 선관위 관계자는 3일 “학부모를 대상으로 열린 캠프설명회에서 있었던 홍 의원의 축사내용과 (민주당 당직자의) 캠프추진배경 발언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현재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영어캠프 학부모 설명회는 지난달 19일 오후 2시 청주시 상당구 내율사새마을금고 6층 강당에서 참가학생 부모인 상당구 지역 23개 학교 학부모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A초등학교 운영위원장 겸 민주당 청주상당지역위원회(위원장 홍재형) 당연직 대의원인 A 씨가 개회와 추진배경을 설명했고, 홍 의원은 축사를 했다. 진행과정에서 1인당 45만 8500원의 참가비 전액을 KB국민은행이 후원하는 캠프에 청주상당구 지역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는데는 홍 의원이 KB국민은행에 부탁해 가능했다는 내용의 발언이 있었다.

이 같은 발언은 공직선거법상 제3자의 기부행위제한 위반에 해당될 수 있어 선관위가 심도있게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발언자를 두고 일부 학부모들은 홍 의원이라고 전하는 반면, A 씨는 ‘내가 홍 의원을 치켜세우기 위해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선관위는 조만간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발언자가 누구인지와 정확한 내용 등 전반적인 상황을 확인할 계획이다. 선관위는 3일 KB국민은행을 찾아 관계자들을 상대로 캠프추진 배경과 홍 의원과의 관련성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 임원은 “오늘(3일) 선관위에서 찾아와 캠프 관련 내용을 확인했는데, ‘홍 의원 측 직원과 캠프얘기를 하다 내가 임의적으로 상당구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캠프참가를 추진한 것이지, 홍 의원의 부탁을 받고 한 것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며 “이번 일로 인해 이번 (국민은행) 인사에서 해고됐다”고 전했다. 이 임원의 주장에 대해 국민은행측은 “이번 인사는 3년 본부장 임기를 채우고 퇴직을 하는 자연스런 인사였지 영어캠프 논란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금 조사가 진행중이라 문제여부에 대해선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조사를 마무리한 뒤 문제가 있으면 수사기관 고발이나 주의·경고 등 조치를 취하고, 문제가 없을 경우는 종결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6~31일 5박6일간 경기·전북·경북·충북지역 초등학교 3~6학년 학생 210명이 참가한 가운데 건국대 충주캠퍼스에서 영어캠프를 열었다. 이번 캠프에 청주 상당구 초등학교 23곳의 학생과 학부모 등 61명이 참가자로 추천됐지만, 도서벽지지역이 아닌 이유로 제외됐다. 학부모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KB국민은행은 '달래기'차원에서 오는 12일부터 17일까지 비공식적인 캠프를 추진키로 했다가 특혜논란이 제기되자 취소했다. 하지만 3일 현재까지 일부 학부모들은 계획대로 캠프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어 큰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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