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청의 에듀코어스쿨(거점 방과후학교)이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퇴색된 것으로 드러났다. 수강생 대부분이 거점학교 학생들 일색이고 다른 학교 학생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처음으로 도내 16개 중학교를 에듀코어스쿨로 선정, 학교 당 1억 원씩 지원해 운영하고 있고 올해는 4개 학교를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당초 에듀코어스쿨은 거점 중학교에서 유명강사 등을 초빙해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질 높은 강의를 거점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이웃 중학교 학생들도 공유토록 해 교육격차 해소 및 사교육비 경감 등에 목표를 뒀다.

하지만 1년간 에듀코어스쿨 운영 결과를 보면 도교육청의 의도와는 달리 인근 중학교 학생들은 거의 참여하지 않은채 거점학교(자교) 학생중심으로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에듀코어스쿨 운영 16개 중학교 중 복대중, 충주중, 매포중 등 3개 학교는 인근 중학교 학생은 1명도 참여 없이 자교 학생들만 참여했다.

청주중학교도 자교 학생은 203명이 참여했으나 인근 중학교인 원봉·주성·율량·중앙중 등 4개 학교 학생들은 고작 8명에 불과했다. 중앙여중도 자교 학생은 128명에 달했으나 다른 중학교 학생은 7명뿐이다.

청원 옥산중은 자교 학생은 389명인데 반해 인근 학교인 각리·오창·문의·미호중 등 4개 학교 총 참여인원은 12명에 그쳤다.

이같이 에듀코어스쿨이 당초 취지를 상실한 것은 예상됐다는 지적이다.

아무리 거점학교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좋아도 사춘기에 접어들어 민감한 시기인 중학생들이 다른 학교까지 가서 강의를 듣겠느냐는 것이다. 이들 또래는 다른 학교에 들어가면 괜히 위축이 되고 주눅들기 십상이라고 교육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일부 학부모는 형평성까지 들먹이며 비난하고 있다.

한 학부모 김 모(38) 씨는 “다른 집 아이는 에듀코어스쿨로 선정된 거점학교에 다녀 우수한 방과 후 강의를 들을 수 있지만 우리 아이는 그렇지 못하다”며 “공교육을 받는 입장에서 차별받는 느낌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예산상 모든 학교에 에듀코어스쿨을 운영할 수는 없고 앞으로 형평성을 고려해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인석 기자 cis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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