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2일 충남 서천의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새벽 2시경 서천읍 Y 카센터에서 원인을 알수 없는 불이 나 잠을 자던 여덟 살배기 쌍둥이 남매와 이웃집 농기계상 주인 김 모(40·여) 씨 등 3명이 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방화로 인한 화재로 추정하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했다.

일주일가량 지난 10일 오전 카센터에서 10여㎞ 떨어진 한 공사현장 수로관에서 카센터 여주인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건은 점차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경찰은 당시 농기계상 여주인이 도착한 뒤 카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카센터 여주인은 살해된 채 외부에서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방화와 살인사건이 동일범 소행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또 사건 발생 직후 차량에 타고 있던 남녀 3~4명이 카센터 앞에서 여주인과 실랑이를 벌였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몽타주를 만들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시간이 흐른 2008년 1월 24일 오전 6시경 서천군 종천면 김 모(75·여) 씨의 슈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났다. 당시 슈퍼는 불에 탔지만 주인 김 씨는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화재 현장에서 김 씨의 혈흔이 발견된 점을 미뤄 김 씨를 살해한 범인이 증거 인멸을 위해 슈퍼에 불을 지른 뒤 사체는 미상의 장소에 유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7년이 지난 충남의 장기미제 사건에 대해 충남경찰청이 장기미제사건 전담팀을 발족하면서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충남경찰청은 지난해 12월 이 사건 해결을 위한 전담팀을 꾸리고,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사건 재수사에 착수했다. 서천경찰서 시초치안센터에 차려인 수사팀은 경감을 팀장으로 경사와 경장 각 1명씩 3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그동안 수집한 증거와 방대한 수사 자료를 토대로 사건발생부터 최근까지 시간의 흐름대로 과정을 짜 맞춘 뒤 사건 재분석에 나섰다. 전담팀은 숨진 카센터 여업주의 남편이 부재 중 사건이 발생한 점, 인적이 드문 시간에 사건이 발생한 점 등으로 미뤄 면식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당초 알려진 치정에 의한 범행보다는 채무 등 개인 간 금융 거래 부분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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