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壬辰年) 흑룡의 해가 밝았다. 긴 어둠을 불사르고 쌍용 사이로 힘차게 솟아오른 흑룡처럼 충북도 다사다난했던 지난 1년간의 기록을 거울삼아 새로운 도약의 해를 꿈꾸는 의욕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사실 충북은 그동안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이점에도 각종 경제지표가 '3%'대에 머물며 타 시·도에 비해 열악한 도세를 보여 왔다. 이에 신년을 맞아 충북의 현주소를 정확히 살펴보고, '3%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과제를 진단해 본다.


◆각종 경제지표 전국 '3%'

인구 158만 명의 충북은 전국대비 인구비중처럼 각종 경제지표에서 전국 '3%'대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기준 지역소득' 잠정조사에 따르면 충북의 지역내 생산(명목) 규모는 35조 9888억 원으로, 전국대비 3.1% 수준이다. 지난 2008년 2.9%, 2009년 3.0%와 비교하면 해마다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3%대를 벗어나기엔 여전히 역부족이다. 지역총소득은 이보다도 못해 총 28조 523억 원으로 전국의 2.4%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개인소득이 18조 6291억 원으로 지난 2009년보다 4.6%(8000억 원)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또한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개인소득 증가율은 1.6%에 머문다.

충북은 전국 16개 시·도와의 순위비교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충북의 1인당 개인소득은 1260만 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1위인 반면 근로자의 평균급여(2306만 원)는 이보다 낮은 14위로 전국 최하 수준이다. 전국 권역별 낙후도 조사에서도 충북은 인구와 경제력(GRDP), 토지, 재정자립도 등 모든 항목에서 전라, 전북 등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실제 '정책분석평가학회보'에 기재된 송재복 호원대 교수, 안병철 고려대 교수의 지역간 낙후도 연구에 따르면 2001~2010년 각 권역별 재정자립도를 정리한 결과 충북의 평균재정자립도는 31.4로 전국 평균 54.2에 크게 못 미친다.

◆임진년, 도약의 ‘한해’로

충북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선 분야별 차별화된 집중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해 충북은 정부의 대규모 국책사업의 주역으로 등장하며 '제2의 부흥'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세종시와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바이오밸리·솔라밸리,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혁신도시·기업도시 등이다. 지난해는 이들 사업을 유치하는 해였다면 올해는 각각의 사업을 통해 실질적인 지역의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구체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례로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충북은 원천·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정부차원의 R&D투자지출이 확대돼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지식경제부로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태양광산업특구로 지정받은 충북은 태양광산업의 동북아 허브로서의 포부를 밝히고 있지만 국가 경쟁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세계적 솔라밸리인 독일과 프랑스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에 지역적으로는 태양광 부품소재 산업을 특화시키는 한편 공항, 도로 등의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결국 충북만의 차별화된 산업전략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대표 전략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지역발전을 꾀하는 한편 각 산업에 대한 철저한 연구·분석 및 각 지자체와 정부기관과의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 158만 충북도민과 지역 내 국회의원 등 각계각층의 자발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아울러 행정기관에서는 전략산업의 빠른 성장이 충북의 산업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들 전략산업군에 대한 행정적 지원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충북이 지리적 이점 말고는 사실 모든 부분에서 타 지역에 비해 경쟁력에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동일 방식으로의 경쟁에서는 당연히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뒤 "따라서 차별화된 전략과 집중투자 계획을 세우는 한편 민·관·정과 경제계가 하나의 목표를 위해 화합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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