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시즌을 마감한 대전시티즌이 승부조작 연루, 감독 해임, 리그 최하위 등의 불명예를 뒤로한 채 지난달 19일 멕시코로 떠났다.

멕시코를 기회의 땅으로 삼고 새해 시즌 구단의 운명을 건 여정 길에 오른 것이다.

대전에게 지난 시즌은 지우개로 지울 수만 있다면 지우고 싶은, 그런 시즌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리그승강제 도입’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충격을 대전에게 안겨줬다. 지난 시즌 리그 15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대전으로서 리그승강제 잔류는 사실상 힘겨운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전으로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다. 강등된다면 구단의 존폐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유상철 감독 이하 선수들에게 모든 짐은 떠안겨졌다.

◆올 시즌 무조건 8강에 들어야 한다

올 시즌 대전은 무조건 8위안에 들어야 한다. 2013년 승강제 도입에 앞서 치러지는 스플릿시스템 때문이다.

스플릿시스템은 16개 팀이 풀리그를 치른 뒤, 순위에 따라 8개 팀씩 상·하위리그로 나눈 뒤 다시 2라운드를 진행하는 리그 방식이다. 상위리그에서는 우승팀과 AFC챔피언스리그 진출팀이 가려지고, 하위리그에서는 2부리그 강등 4팀이 결정된다.

상위리그에만 잔류한다면 대전의 미래는 밝다. 클럽하우스 건립, 후원회 창립, 신뢰회복 등 그동안 잃었던 것들을 단번에 찾아올 수 있다.

반면 하위리그로 강등된다면 지역 정서는 그 어느 때보다 들끓을게 불 보듯 뻔하다.

2부리그 강등은 리그 최하위 성적과는 또 다른 충격이다. 그 충격은 배가 된다.

존폐 위기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은 오로지 8강 진입이다.

◆그렇다면 … 젊은 선수로 승부 건다

대전은 타 구단보다 한발 빠르게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휴식기를 마치고 16개 구단 중 가장 먼저 동계훈련에 들어갔고, 서둘러 해외 동계전지 훈련지인 멕시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앞서 대전은 핵심전력을 포기하고 젊은 선수를 영입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박성호, 한재웅, 박은호, 김성준을 내보내고 선수 교환 방식 등으로 김동희(전 포항), 황도연·김재훈(전 전남)등을 영입했다.

젊은 축구를 지향했던 유 감독의 세대교체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와 함께 노련한 플레이를 위해 국가대표 출신 정경호(전 강원 FC)도 영입했다. 조직력 강화는 유 감독이 올 시즌 내세운 카드다.

빠른 공수 전환과 팀 조직력을 앞세우는 패스위주로 이뤄지는 ‘재밌는 축구’다.

올 시즌 대전에게는 위기이기 이전에 또 다른 기회다. 시민구단인 만큼 지역민의 응원이 절실한 때다.

생사를 건 사투로 위기에서 탈출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지역민들의 눈과 귀는 올 시즌 대전에 집중되고 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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