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중구 유천동에 사는 박대영 씨는 수십 년간 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베테랑 기사로 매우 금·토·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운전대를 잡고 있다. 양승민 기자
“우리에겐 봉사지만 그들에게는 소중한 한 끼 식사 입니다.”

몸과 마음까지 얼어붙는 요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수십 년간 봉사활동을 이어오는 택시기사가 있어 추운 겨울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대전 중구 유천동에 사는 박대영(61) 씨는 수십 년간 택시를 운행한 베테랑 기사지만, 매주 금·토·일 3일 간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운전대를 잡는다.

박 씨는 29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고아원과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사랑의 빵 봉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82년 지역의 한 보육원에 빵 배달을 시작하면서 박 씨는 소외된 아이들에게는 ‘산타할아버지’와 같은 반가운 손님이다.

세월이 흘러 당시 보육원 아이들이 성인으로 성장했지만, 그 끈끈했던 인연은 십 수 년째 이어져 이제 그들에게 박 씨는 가족과도 같은 존재가 됐다.

또 자신의 조그마한 사랑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잘 커준 아이들을 생각하면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하다고 한다.

박 씨는 “봉사활동으로 만난 아이들이 이젠 어엿한 성인이 돼 결혼도 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려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 무엇보다 큰 기쁨”이라며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이젠 생활처럼 돼 버렸지만, 아이들이 결혼식 주례를 부탁할 때는 세월의 흐름을 새삼 느낀다”고 웃음을 보였다.

요즘 박 씨는 아이들은 물론 독거노인들을 위해 빵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자신이 다니는 한 교회의 교인이 밥을 굶는 노인들이 있다는 말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간 박 씨는 그때부터 독거노인들을 위한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본인 역시 넉넉지 않은 삶이지만 주위에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박 씨에게 ‘봉사천사’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도 그 때문이다.

사실 박 씨가 어려운 이웃에게 빵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금연’에서 비롯됐다.

담뱃값을 아껴 빵을 전달하자는 그의 결심은 벌써 수십 년이 흐르도록 끊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박 씨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그를 돕는 아름다운 손길도 함께 보태지고 있다. 박 씨에게 빵을 싼 가격에 제공해 주고 있는 대덕구 와동의 한 빵집과 지역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수년 간 무료로 안경을 제작해 주고 있는 서구 도마동의 안경점은 숨겨진 ‘수호천사’다. 특히 이 안경점은 박 씨의 아들이 손님으로 다녔던 것이 인연이 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모두 180여 명의 소년소녀가장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 고마운 동반자다.

박 씨는 “요즘 나이를 먹어가면서 조금 게을러 진 게 아닌지 뒤돌아보게 되지만, 운전대를 잡을 수 있는 힘이 남아있다면 아마도 빵 봉사를 계속 할 것”이라며 “주위를 돌아보면 작은 관심만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많은 일들이 있는 만큼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 씨는 동참을 희망하는 분들이 있다면 연락(010-5458-9229)해 달라”며 더불어살아가는 나눔의 미학이 널리 확산되길 소망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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