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인을 대상으로 오는 12월 열리는 차기 가상 대통령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14.4%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선두를 달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위원장과 안 교수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선두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나오지만, 충청권에서만큼은 여전히 박 위원장의 선호도가 안 교수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여전 선두=충청투데이가 2012년 신년호 특집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6일 충청지역 성인 1000명(대전 285명·충남 411명·충북 3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RDD를 이용한 1대1 전화면접)에서 ‘누가 다음번 대통령이 되는 것이 좋겠느냐’는 질문에 박근혜 위원장은 33.9%로 가장 앞섰다. 안철수 교수는 19.5%로 추격했다.

뒤를 이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4.1%,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3.7%, 한명숙 전 국무총리 2.5%,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2.3% 순이었다. 무응답은 27.6%.

이번 조사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충청권 내 ‘박근혜’의 아성은 여전하지만, 충청투데이가 앞서 몇 차례 실시했던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해 본다면 박 위원장의 선호도가 다소 정체기를 맞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6월 창간기념으로 실시했던 여론조사 당시 차기 대권 후보를 묻는 질문에 박 위원장은 43.9%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당시 여론조사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안철수 교수의 등장 이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안 교수가 차기 대통령감으로 주목받으면서 선호도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라는 풀이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안 교수가 처음으로 등장했지만 단숨에 19.5%라는 선호도를 이끌어냈다.

박 위원장은 50대(43.7%)와 60대 이상(54.3%), 농·임·어업(50.7%), 가정주부(42.5%) 등 전통적인 여권 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반면 안 교수는 19~29세(32.1%)와 학생(31.1%) 등 젊은 층에서 높아 세대 간 차이를 보였다. 또 적극투표층에선 박 위원장이 34.6%, 안 교수는 20.2%의 선호도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전체적으로 박 위원장이 우세했지만, 특히 충북에서 강세를 보였고 대전에선 박 위원장과 안 교수의 격차가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한나라당 후보VS야권연대 후보 대결=그렇다면 한나라당 후보와 야권 연대 후보가 차기 대권을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가상 대결의 승리는 야권연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야권 연대 후보 간 맞대결이 이뤄지면,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8.4%가 야권연대 후보를 지목했다. 한나라당 후보는 37.8%로 10.6%포인트나 밀렸다. 무응답은 13.0%.

조사 결과를 보면 대전·충남·충북 모두에서 야권연대 후보에게 무게를 실었고, 특히 스스로 ‘중도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52%가 야권연대 후보를 지목했다.

한국 갤럽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가 낮았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질문에 대한 해석상의 오류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나라당 후보와 박근혜 위원장을 연결시키기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는 점이다.

대신 주목할 대목은 야권이 분열 없이 ‘연대’를 성공해 대선 후보를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내년 대선의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결국 12월 대선은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박 위원장이 나설 것인가, 야권의 연대가 성공해 단일 후보를 낼 수 있을 것인가가 대선 정국의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총선이 대선 좌우=정치권에선 ‘총선승리=대선승리', '총선패배=대선패배'의 등식이 회자되고 있다. 이 등식이 상당 부분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나왔다. ‘총선 결과가 12월 대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물어본 결과, 충청인 10명 중 8명(78.2%) 가량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전 연령·계층에서 올해 총선 결과가 대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견해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가운데 ‘매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대전(82.0%)이 충북(78.7%)과 충남(75.2%) 보다 더 많았다.

또 보수성향(79.1%)과 선거 무관심층(73.0%) 보다 진보성향(88.1%)과 적극 투표층(82.6%)에서 내년 총선에 대한 영향력에 공감을 더 나타냈다.

이번조사는 95%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였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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