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지난 27일 단행한 고위직 정기인사는 조직기여도와 현안과제 해결역량 등을 감안해 업무 능력과 성과를 위주로 하되, 연공서열 등 경력도 적절히 조화시켜 단행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큰 틀에서는 ‘포용과 배려’에 따른 인사지만, 이시종 지사의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신호탄에 가깝다는 측면도 짙게 풍기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최정옥 복지장애인과장이 보건복지국장으로 승진 발령됐고, 윤재길 생활경제과장도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김경용 경제통상국장을 행정국장에, 교육복귀한 조운희 부이사관을 농정국장에, 김재갑 충주부시장을 균형건설국장에, 박종섭 농정국장을 도자치연수원장으로 각각 발령했다. 교육복귀한 신필수 부이사관을 충주부시장으로, 고세웅 기업유치지원과장을 제천부시장으로, 양권석 총무과장을 괴산부군수로, 곽용화 도축산위생연구소장을 단양부군수로 각각 전보했다. 1952년 하반기 출생인 고위 공무원과 과장(4급)들이 대거 명예퇴직에 들어가면서 1955년생 이후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게 큰 특징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국장급 전보인사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정우택 전 지사에 대한 노골적인 선거지원으로 취임 이후 줄곧 이시종 지사와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김경용 국장은 충주부시장 전출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고참인 김 국장의 경력 등을 고려해 연공서열에 따른 배려 차원에서 선임국장에 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동안 토목직이 차지했던 균형건설국장에 기술직인 신필수 부이사관이 임명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행정직인 김재갑 부이사관을 앉힌 점은 이례적으로 해석된다. 신 부이사관의 향후 원활한 보직이동을 고려한 이 지사의 배려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종섭 국장의 경우 이달 초 열린 농정국에 대한 충북도의회 2012년 당초예산 심사에서 부실한 자료제출과 업무미숙에 따른 불충분한 답변으로 심사가 중단된 점 등에 따른 문책성 인사에 가깝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가장 주목할 점은 ‘이시종의 남자’로 통하는 조운희 부이사관이 농정국장에 임명된 것이다. 충주 출신인 조 국장은 충주시청에서 국장(4급)으로 재직하다가 행정안전부로 전출됐다. 이후 이 지사가 취임하면서 충북도로 전입, 5개월 만에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당시 부단체장을 역임하지 않고 부이사관으로 승진한데다, 이번 인사에서도 농정국장에 전진배치시킨 점은 이 지사의 '친정체제'를 상징하는 사례다. 결국 조 국장의 중용은 이시종 지사의 ‘친정체제 구축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내년 1월 행정안전부와의 교류인사에 따른 추가 인사가 어떻게 단행될지를 놓고 벌써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기도 하다.

이번 인사는 반토막으로, 도는 내달 중순 경 행정안전부 정기인사와 맞물린 교류 및 추가인사를 계획하고 있다. 행안부 교류인사는 3대3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행안부에서는 이우종 부이사관과 김우종·허경재 서기관이 충북도로 전출하고, 도에선 이정렬 문화환경국장과 김항섭 제천부시장, 신용식 총무과장이 전출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공석인 경제통상국장과 이정렬 국장 후임으로는 이우종 부이사관과 김우종 서기관의 승진임명 가능성을 낳고 있다. 이 지사의 최측근과 핵심브레인을 주요 보직에 앉히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참모 부재론'을 불식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 중반기 도정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상과 달리 이번에 2명만 부이사관으로 승진하면서 내달 있을 후속인사에서는 2명의 부이사관이 나올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013 오송 화장품·뷰티 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국장과 내년 2월 출범할 충북혁신도시관리청장의 승진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서기관(4급) 인사에서는 능력과 실적, 경력, 조직헌신도 등을 종합 고려해 승진자를 발탁했고, 전보는 능력과 전문성, 경력, 리더십 등에 따라 단행됐다.

특히 ‘정우택 사람’으로 지목된 일부 서기관을 한직이 아닌 부단체장으로 전보발령하면서 민선 4기 핵심인사를 포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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