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교장 승진제도의 폐쇄성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교장공모제가 연공서열 등 경직된 교육풍토를 극복하지 못하며 겉돌고 있다.

유능한 평교사, 전문가 등의 교장 발탁을 통한 학교 운영의 다양화란 당초 취지와 달리 대부분 교장자격증 소지자를 임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교장공모제가 기존 교장의 임기연장 수단 등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제4차 교장공모제 시범적용 학교의 교장 임용 후보자 108명을 최종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대전 3개교와 충남 9개교 등 대전·충남 12개교가 교장공모제 시범적용학교로 선정돼 오는 3월 1일자로 임용,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그러나 교장공모제의 도입 취지와 달리 대부분 학교들이 교장자격증 소지자로 지원자격을 한정한 ‘초빙교장형’ 전형을 치러 ‘무늬만 교장공모제’에 그쳤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공모 유형별로는 대전·충남의 경우 대전 2개교(구즉초와 흥도초)와 충남 7개교(천안 광덕초, 공주 태봉초, 보령 천북초, 서천 한산초, 논산 노성초, 당진 정미초, 예산 고덕중)등 9개교 등 12개 시범학교의 75%가 ‘초빙교장제’로 교장을 선발했다.

반면 교장 자격증이 없는 교원도 지원 가능한 ‘내부형’은 대전 산서초와 충남 예산 고덕초등 2개교에 머물렀고, 교육경력과 상관없는 ‘개방형’ 공모에 나선 충남 청양고도 교육경력자가 선발돼 기대에 못미쳤다는 지적이다.

전국적으로도 전체 108명 중 초빙교장형(교장자격증 소지자)으로 선정된 후보자가 75명, 내부형(교육경력 15년 이상)이 31명, 개방형(외부기관 전문가)이 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감 46명, 교장 41명, 교사 12명 등 모두 교직경력자이며, 비교육경력 임용자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임용예정자의 83%인 90명이 교장자격증 소지자인 것으로 나타나 대부분 교장 직급정년(8년 중임)을 앞두고 있거나 승진 적체로 학교를 배정받지 못한 교장 임용대기자들이 자구책 일환으로 교장공모제에 지원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교과부는 이날 오전 비교육 경력자인 배창식 전 공군작전사령부 사령관이 경북항공고 교장 임용후보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으나 해당 학교가 교장공모제 적용대상 학교가 아닌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선정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촌극을 빚었다. 서이석 기자 ab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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