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중학생 자살이 ‘일파만파’를 부르고 있다. 상습폭행에다 심지어는 잔혹한 '물고문' 까지 학생들의 폭력행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학교현장에서는 폭력예방교육이 진행되지만 형식적인 조치에 그치는 것이 현실. 또한 교사들은 학교폭력을 축소보고하거나 '알고도 모른척' 개입하기를 꺼려하는 것이 다반사다. 아니 오히려 방관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최근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도 학생이 숨진 사고가 발생해 현재 경찰이 수사중인 상황이다. 단순한 놀이가 아닌 학생들의 폭행에 의해 숨졌다는 여러가지 정황이 나와 수사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본보는 이같은 학교폭력과 관련한 대책은 없는지 집중조명했다. /편집자

   
 
학교폭력이 시작되는 시기는 대체로 중학교부터다. 청소년기로 접어드는 이 시기부터 반항과 일탈이 시작되는 탓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연령대가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내려와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학교현장의 대책은 훈계나 처벌 등 근시안적 처방에 그친다. 폭력예방 교육 등이 진행되지만 모든 학생을 강당 등에 집합시켜 교육하는 ‘단체교육’이 대부분이다. 학생과 일대일 상담 등 실질적인 개별교육은 찾기 어렵다. 초등학교부터 폭력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좀더 실질적인 교육이 진행되도록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생들의 죄의식 결여도 큰 문제다. 친구를 괴롭히고 돈을 뺏고하는 행동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없다. 그저 놀이정도로 생각한다. 유혈이 낭자한 컴퓨터 게임 등에 중독된 탓이다. 또 어릴 때부터 학원과 과외 등을 오가며 '친구를 밟아야 내가 이긴다'는 입시교육에 길들여지다보니 친구간에 우정과 의리, 배려와 존중은 찾아보기 어렵다. 유럽이나 호주, 뉴질랜드 등의 ‘장애인 우선·약자(弱者) 우선’ 교육을 우리현실에서 찾기는 힘들다. 약한 학생은 우리 학교현장에서는 말 그대로 배려의 대상이 아니라 무시의 대상이 되고만다. 학생들이 초·중·고를 거치면서 단 한번도 ‘배려와 존중’의 교육을 받지 못한 탓이다. 이제부터라도 기본적인 인성교육에 충실해야한다는 지적이다.

학교폭력이 갈수록 흉포화 되면서 가해학생 부모에게도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우리의 부모들은 '때리고는 와도 맞고는 들어오지 말라'는 잘못된 교육을 자식들에게 강요한다. 가해학생 부모들은 자식에게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기 죽지말라'는 식의 왜곡된 격려(?)로 책임을 덮는다. 학교폭력이 학생의 문제가 아닌 이상 가해학생 부모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충북바른인성실천모임 김종근 회장(62·전 교원대 부설고 교장)은 "선진 외국에서는 학생에 문제가 있을 경우 부모에게 연락해 그 책임을 묻는다"며 "우리도 이젠 학부모에게 책임을 묻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규칙들을 무시하다보니 학교예절이 무너지고 상대를 억압하고 무시하는 일들이 빈번하다"며 "수업시간조차도 학생통제가 안되는 나라는 우리가 전 세계에서 유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늦었지만 이제라도 입시교육에서 벗어나 가정과 학교에서의 체계적이고 올바른 기본 인성교육이 진행돼야한다"며 "책임과 의무가 존중되고, 또 타인에 대한 배려가 우선되는 사회를 위해 가정과 학교가 적극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계속>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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