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시 상당구 청원군청 앞 도로(율곡로)가 평일 오후 6시 이후와 주말·휴일이면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차량의 교행이 힘들 정도다. 청주도심에서 이처럼 교통대란이 일어나는 곳은 이 도로만이 아니지만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운전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24일 저녁 청주 성안길 CGV 앞 도로. 영화관으로 들어가는 차량과 나오려는 차량이 뒤엉켜 극심한 혼잡을 빚고 있다. 잠시 후 주차장 입구에는 ‘만차’를 알리는 입간판이 세워졌고, 인근 청원군청 앞 도로는 양방향으로 줄지어 서 있는 불법주정차량으로 인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이윽고 요란한 경적소리와 함께 “아줌마 차 빼라고, XX”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까지 오고갔다.

청주의 도심이 평일과 주말 가릴 것 없이 저녁마다 ‘교통지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청주시는 수년 째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데도 마땅한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주말에는 단속 요원 부족 등의 이유를 들어 단속에 손을 놓고 있어 오히려 시가 교통대란을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 또한 일고 있다. 가장 교통체증이 심각한 곳은 CGV영화관 청주서문점이 있는 ‘사직대로 350번길(옛 남주로)’. 저녁마다 영화관에 진·출입하는 차량들이 청원군청 쪽 ‘상당로 69번길(옛 율곡로)’과 중앙공원 쪽 남사로까지 늘어서고 있다.

이에 청주시는 성안길 상습정체 구역 4곳에 24시간 가동되는 무인단속카메라를 설치 운영중이다. 하지만 단속카메라의 시야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는 불법 주·정차량들이넘쳐나고 있다. 인근 유료주차장이 텅텅 비어있는 것과 대조된 모습이다. 청원군청 철문 앞에 세워져 있는 차량, 인도 위에 반쯤 걸쳐 있는 차량 등 불법 주정차를 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이날 영화를 보기 위해 성안길을 찾은 김모(29) 씨는 “평소에는 5분이면 가는 거리인데 20분째 제자리 걸음이다”라며 “양방향으로 늘어서 있는 차량들 때문에 곡예운전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불평했다. 시의 이같은 ‘윗돌 빼어 아랫돌 괴기’식 주·정차 단속행태에 이 일대를 지나는 운전자들은 종종 사고의 위험을 감수하기도 한다.

택시기사 최모(45) 씨는 “청원군청 앞을 지나갈 때는 중앙선을 넘어서 운행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하다”라며 “단속인원을 늘리거나 현재처럼 안내방송에 그치는 형식적인 단속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속의 시간대와 단속차량을 알고서는 단속지역을 피해 다니는 얌체 운전자가 많이 있다”며 “단속을 할 경우 불규칙적인 단속으로 긴장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25일 오전 시 주차단속차량은 15분 간격으로 이 일대를 돌며 ‘이동주차’를 요청하는 안내 방송만을 수차례 실시할 뿐 과태료를 부과 하는 등의 실질적인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청주시는 인력 부족과 단속 효과의 지속성 등의 이유를 들어 단속의 어려움만을 설명하는데 급급하고 있다. 상당구청 관계자는 “4명의 단속 인원이 평일과 주말에 단속반으로 일하고 있다”라며 “4명이 관내 전 지역 단속을 나서야 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단속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인단속카메라가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인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도 단속이 계속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무인단속카메라를 이용한 단속 또한 한계가 있다. 단속카메라가 없는 지역 대부분의 불법 주·정차량들은 시의 단속이 뜸해지는 퇴근 시간 이후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 또한 야간과 주말이라는 이유로 이를 단속·개선 하지 않고 있어 교통혼잡을 자초하고 있다는 주장 또한 거세다. 즉 시가 ‘퇴근’을 핑계삼아 수년간 계속 이어진 고질적인 현상을 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청주시 관계자는 “인원과 시간의 제약으로 실시간으로 단속을 나서기 어렵다”라며 “앞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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