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충북지역 산업계 키워드를 꼽자면 단연 국내 굴지 대기업들의 활발한 도내 진출을 들 수 있다. 국내 재계서열 3위인 SK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와 함께 기존 대기업 그룹사들의 지역 내 사업망 확대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내년 착공예정인 현대백화점 충청점과 롯데 아울렛 등의 개점을 앞두고 청주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계의 상권 이동이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산업분야

지난 9월 LG전자 휴대폰 생산라인 평택이전 소식에 지역 경제계는 술렁였다. 이는 비단 LG전자 뿐 아니라 도내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LG계열사들의 역외이탈 현상으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10월 LG하우시스·효성그룹이 충북도와 8700억 원의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LG전자와 충북도가 태양광전지와 디스플레이 패널 등 대체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 같은 우려는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특히 이달 초에는 SK텔레콤이 하이닉스반도체를 전격 인수하면서 지역경제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사실 SK그룹의 충북 진출은 이전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돼왔지만 이번 하이닉스 인수로 지역 내 SK입김은 더욱 막강해진 셈이다. 그동안 SK는 세계 1위의 고기능 필름메이커를 목표로 하고 있는 SKC 진천공장을 전초기지화한 데 이어 3월에는 청주산단 내 SK케미칼의 고형제 라인 생산설비 증설을 위한 기공식을 가진 바 있다.

또 청주산단 내 1~3호기 공장을 가동중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해 10월 증평산단에 첨단정보전자소재인 리튬이온전지 분리의 4·5호기 공장을 준공하는 등 사업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SK는 하이닉스 인수와 함께 낸드플래시 생산에 공격적 투자를 공언하며 청주사업장에 2억 원을 투입, 생산설비를 증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내 고용창출과 수출증가 등 각종 파급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분야

충북도내 유통가의 올해 화두는 현대백화점과 롯데의 진출로 인한 청주지역 내 상권중심 이동 전망이다. 2012년말 개점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현대백화점 충청점은 청주 서부지역을 포함한 충청권 전역의 상권변화에 긍정적인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백화점 충청점은 그 규모만으로 청주를 비롯한 청원, 오창, 오송 등 충청권을 아우르는 광역점포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동안 의류·쇼핑시설의 열악함으로 대전과 천안,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으로의 소비자 역외이탈이 심각했던 충북의 소비자들을 어떤 식으로 사로잡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충북전역에 걸쳐 사업망을 확장하고 있는 롯데의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롯데의 충북 진출은 청주 성안길내 위치한 영패션전문관 '롯데영플라자'와 롯데시네마를 필두로 롯데마트 청주점, 충주점 등 단 2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해부터 말을 기점으로 '유통가의 큰 손'다운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다. 지난해 5월 롯데쇼핑의 'GS마트'인수로 청주 상당점이 새롭게 선보인 데 이어 11월 제천점도 추가로 개점하면서 1년새 점포를 2곳이나 늘렸다. 이후 롯데칠성음료의 충북소주 인수와 함께 도내 맥주공장 설립을 가시화하고 있으며, 특히 청주 비하동 유통업무설비지구 내 롯데아울렛 개점을 목표로 신축 공사에 한창이다.

이 아울렛은 롯데마트와 롯데시네마 등이 함께 들어서는 등 기존 아울렛과 달리 중부권 최대 '도심형 아울렛'스타일을 표방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청주 성안길 내 한 복합쇼핑몰 건물의 1~3층에 롯데마트의 체험형 가전매장인 '디지털파크'의 입점을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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