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지난 19일 청주 흥덕구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 간 놀이 중 발생한 중학생 사망 사건에 대해 폭행치사 의혹이 일고 있다. 청소시간 놀이 중에 발생한 우연한 사고라고 밝힌 교육당국의 주장과는 달리 학생들의 진술과 여러 정황상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교육당국의 사건 축소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본보 20일자 3면 보도>

경찰은 폭행치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특별한 외상이 없다는 점에서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건 경위

지난 19일 청주시 흥덕구 한 중학교에서 청소시간 친구들과 놀이를 하던 남학생이 갑자기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사건발생 뒤 해당학교는 경위서를 작성해 충북도교육청에 제출했고 도교육청은 단순한 놀이 중 학생이 숨진 것으로 잠정적 결론을 냈다. 경위서에 따르면 19일 오후 3시 피해자 김모(13) 군과 강모(13) 군을 비롯한 10명의 학생은 청소를 하기 위해 다목적실로 이동, 10여분 뒤 청소가 끝난 후 학생들은 일명 파쿠르놀이(장애물넘기)를 했다. 놀이를 하던 중 김 군이 뒷걸음질을 치다가 바닥에 앉아 있던 강 군의 종아리 부분을 밟고 넘어졌다. 이후 일어서려던 강 군이 중심을 잃고 김 군의 가슴을 밞았고 호흡곤란을 호소하던 김 군은 병원으로 이송 됐으나 사건 발생 1시간 여만에 숨졌다.

◆해당학교 은폐 의혹

피해학생의 사망원인을 두고 도교육청 측이 밝힌 경위서와 달리 사건 당시 숨진 김 군에게 일방적인 폭행이 가해졌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도교육청이 발표한 사건 경위서에서는 피해학생이 놀이를 하던 중 우연히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있다. 하지만, 경찰조사를 받지 않은 일부 학생들의 진술과 여러 정황상 김 군이 폭행을 당해 숨졌다는 의혹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22일 학교에서 만난 한 학생은 “김 군에게 종아리를 밟힌 강 군이 화가 났는지 갑자기 일어나 일방적으로 폭행했다”고 했고 또 다른 학생도 “사소하게 장난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일어나서 일방적으로 때렸다”고 말하는 등 대부분의 학생이 비슷한 취지의 말을 했다. 해당학교의 사건 은폐가 의심되는 부분이다. 도교육청의 공식 발표 후 시작된 경찰의 현장 수사 과정에서 “놀이가 아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해당 학교 학생들의 진술과 참고인 조사를 받는 학생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도 해당학교의 사건 은폐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참고인 조사를 받은 7명의 학생은 경찰조사에서 하나같이 “모르겠다”, “보지 못했다” 등의 일관된 진술을 했다. 경찰조사를 받지 않은 학생들과 참고인 조사를 받은 학생들의 말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해당학교 관계자들은 강 군의 체중이 70kg에 가깝고 피해 학생인 김 군의 몸무게는 이에 절반정도로 왜소했기 때문에 충분한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정황을 살피기 위해 해당 교사 등 교직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하고 있다”며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경찰 “특별한 외상 없어” 수사 난항

사건을 수사중인 청주흥덕경찰서는 폭행의 정황이 확실히 밝혀진 것은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말을 아끼고 있다. “사건 발생 후 유족의 동의를 얻어 진행하고 있는 국과수의 부검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한 사건 경위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특히 숨진 김 군의 몸에 멍자국 등 육안으로 확인되는 특별한 외상이 없다는 점도 경찰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참고인 조사 과정 중 학생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 수사 도중 발견된 폭행 정황 등을 들어 폭행 치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흥덕경찰서 관계자는 “사건이 위중해서 당시 현장에 있던 학생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라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을 하지 않을 경우 직접적인 사망 원인을 밝히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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