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내년 4·11 총선을 앞두고 ‘이대론 공멸한다’는 공감대 속에 대대적 쇄신에 나서고 있지만, ‘새인물찾기’가 여의치 않아 고전하고 있다. 전임 홍준표 대표 사퇴후 출범한 '박근혜 비대위'가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을 공언한 가운데 충청권 총선 승리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이른바 '드림팀' 구성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중앙당의 쇄신 기류에 맞춰 충북도당도 중량감 있고 참신한 인물을 영입하느라 분주하다. 도당은 중앙당의 지원사격을 등에 업고 정우택 청주상당 당협위원장이 중심이 돼 물망에 오르는 인사를 대상으로 영입작전을 펴고 있지만 사정이 녹록치 않다. '눈독' 들이고 있는 인사 대부분이 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나라당의 영입대상에는 한민구 합참의장을 비롯해 이기용 교육감, 이금형 광주지방경찰청장, 박경국 충북도 행정부지사 등 3~4명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장은 지난해 7월 5일 군령권 최고 지휘관인 제36대 합참의장에 취임했다. 충북 청원 출신으로 청주고를 나온 한 의장의 할아버지는 1907년 군대가 일제에 의해 강제 해산되자 의병 봉기를 주도해 '무적장군'으로 이름을 떨치며 4년여간 항일운동에 투신했던 한봉수(1884~1972) 의병장이다. 한나라당은 청주·청원지역의 경우 자천타천 거론되는 정치 신인들은 많지만 야당 현역 의원들에 비해 인지도가 매우 낮은 점을 감안해 중량감 있는 인물로 평가되는 한 의장 영입을 긴밀히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출마여부는 안갯속이다. 한 의장은 "정치 쪽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고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기용 교육감은 “남은 공직기간 충북교육을 위해 봉사한 뒤 공직을 접겠다”며 언급자체를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금형 광주경찰청장도 영입대상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승진한 이 청장은 현직 유일의 여성 청장으로 경찰 역사상 첫 '여성 치안감'이란 타이틀을 획득했다. 청주 출신인 그는 순경 공채(1977년)로 시작해 경찰청 과학수사계장, 인천 서부경찰서 보안과장, 충북 진천서장, 서울 마포서장, 충북청 차장, 경찰청 교통관리관과 생활안전국장 등을 거쳤다. 이 청장은 청주대성여상을 졸업한 뒤 순경 공채로 입문해 치안감자리에 오르면서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한나라당에서 이 청장에게 청주흥덕을 출마를 권유하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사양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거론되고 있는 또 다른 인물은 박경국 충북도 행정부지사다.

보은 출신으로 서울 장훈고와 충북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박 부지사는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관선 최연소 단양군수를 지냈으며, 충북도 내무국, 농정국, 경제통상국, 문화국 등에서 다양한 실무경력을 쌓았다. 지난해 9월 부임한 그는 '존경받는 간부의 금의환향'이라는 평가를 능가하는 행정력을 발휘, 다양한 현안 사업을 무리 없이 해결해 안정적인 도정 수행에 기여해 왔다. 공직 내부에서도 직원들의 창의력을 키워주고 관료 조직의 폐해중 하나인 무사안일주의 독소를 빼 버리는 등으로 행정력을 한단계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부지사가 출마할 경우 고향인 보은을 비롯해 대학 동문, 공직사회 등에서의 높은 지지율로 승리를 가늠할 수 있다 보니 영입 우선순위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속만 태우고 있다. 그가 출마의사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참신한 총선주자 영입을 통해 변화와 쇄신을 꾀하려하지만, ‘구애작전’이 빛을 보지 못하자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기존인물로 내년 총선을 치르게 되는 구태를 답습할 경우 패배는 불보듯 뻔한데다, 자칫하면 보수층 등 지지세력까지 이반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당의 쇄신을 알리는 신호탄 격인 인적쇄신에 실패할 경우 민심이반은 더욱더 커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중앙당을 중심으로 중량급 인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물밑접촉을 하고 있다. 좋은 결과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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