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기부 열기가 예년만 못하다. 혹한기를 맞아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지만 사랑의 수은주는 좀처럼 끓어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대전시와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 1일부터 내달 31일까지 ‘희망 2012 나눔캠페인’을 통해 30억 원을 모금할 계획이지만, 20일 현재 모금액은 6억 원에 불과하다. 시청광장에 사랑의 온도탑을 설치해 300만 원이 모일 때마다 ‘행복온도’를 1℃씩 올려 내달말까지 100℃까지 올린다는 계획이지만, 20℃에 머물러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8℃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그나마 지역유통업체 등 대기업의 통 큰 기부는 없고, 초등학생이 낸 자발적인 기부금이 온도계를 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유통업체의 경우 본사가 서울에 있다는 이유로 지역에 대한 기부는 외면하고 있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광주신세계백화점 처럼 현지법인화를 통해 지역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지역에 환원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기부문화에 인색한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서운함에서 비롯되고 있다.

지역에 본사가 있는 한국조폐공사, KT&G, 한국수자원공사를 비롯해 정부대전청사, 대덕연구개발특구는 물론, 지역에 연고가 있는 한화, 한국타이어 등 내로라하는 기관이나 기업체의 통 큰 기부를 소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지역의 대형유통업체들은 해마다 막대한 이익을 내면서도 나눔 경영에는 인색해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이들의 인식전환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대형유통업체가 낸 기부금은 총 3077만 605원으로 2005년 5696만 4410원보다도 46%가 감소했다.

2004년 123억 원, 2005년 146억 원의 순이익을 낸 이마트 둔산점의 경우 직원들이 2004년 50만 원, 2005년 78만 원의 성금을 낸 것이 전부다.

홈플러스의 경우도 2002년 동대전점, 2004년 둔산점이 문을 연 이래 에어컨 등 물품 600만 원 상당을 포함해 1000만 원을 기부한 것이 고작이다. 이들 두업체는 2004년 79억 원, 2005년 109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홈플러스 문화점은 최근 2년 동안 기부자 명단에 아예 명단조차 올리지 않았고, 유성점도 2005년에 500만 원을 기부한 것에 그쳤다.

이 밖에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역시 100만 원 미만의 푼 돈을 내는데 머무는 등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순이익의 0.3% 안팎의 미미한 수준의 기부금으로 생색을 내고 있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초등학생의 코묻는 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지역에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유통업체나 건설업체, 공사, 금융기관 등에서 이익금의 일부라도 지역사회에 환원하려는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라고 강조했다.

나인문 기자 nanew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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