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잇단 일탈행위가 도마에 올랐다. 간부 직원부터 말단에 이르기까지 잊을만하면 사건사고가 터지는 바람에 경찰의 존재감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 물론 거대 조직에서 발생하는 일부 경찰의 불미스런 일로 치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경찰의 일탈행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 시민들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찰이 제자리를 지켜야 시민들이 편안하다.

지난달 28일 취임한 대전경찰청장의 집무실 컴퓨터(PC)를 경찰대 출신 간부가 해킹한 사건은 충격적이다. 직속상관의 컴퓨터에 해킹프로그램을 깔고 불법도청을 시도한 건 경찰 개청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간부는 해킹프로그램을 통해 청장이 직원과 대화한 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드러났다. 승진인사를 앞두고 청장의 의중을 미리 파악해 좋은 점수를 얻고자 해킹을 했다고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앞서 대전서부경찰서 소속의 한 경찰관은 초등생 3명을 치안센터로 데려가 3시간 동안 귀가하지 못하게 해 부모들이 찾아나서는 등 한바탕 소동을 빚었다. 해당 경찰관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학생들을 훈계한다며 치안센터로 데려갔다고 한다. 경찰관의 음주운전 사고도 계속되고 있다. 청주상당경찰서는 그제 술에 취해 자신의 차를 몰다가 교통사고를 낸 경찰관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 경찰관은 혈중알코올농도 0.078% 상태에서 길가에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았다. 경찰이 연말연시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는 상황에서 오히려 음주운전 사고를 낸 것이다.

경찰 일탈의 주요인으로 느슨한 조직문화를 꼽고 있다. 경찰은 수시로 혁신을 내세우고 있지만 직원들이 동료애로 얽히고설켜 있어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 불법을 저질러도 '솜방망이'식 처벌에 그쳐온 과거 온정주의가 구성원들의 감각을 무디게 한 측면이 있다. 이러고도 국민들 앞에 떳떳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국민들의 신뢰회복이 급선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이 있듯이 간부들부터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제식구 감싸기로는 비리의 사슬을 절대 끊을 수 없다.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원칙에 따라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확실히 해야 한다. 지속적이고도 체계적인 교육이야말로 조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다. 경찰은 환골탈태(換骨奪胎)해 국민의 사랑받는 경찰로 거듭나기 바란다.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