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예총이 회장의 독단적인 업무추진, 단체간 소통부재, 패거리 문화 양상 등 이합집산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민주적인 조직운영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제53회 청풍명월 예술제. 충북예총 제공

최근 예총의 위상과 역할이 어느 때 보다도 위협받고 있다. 집행부의 독단적인 업무추진과 단체간 소통부재, 인맥과 학연으로 이어지는 끼리끼리 문화 양산은 예술계의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

충북예총은 회원단체 10개 협회와 11개 시·군예총으로 구성되어 현재 회원이 6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협회들은 나름대로의 특성을 살리면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체계적이고 민주적인 조직운영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예총이 지향하고 있는 순수예술 발전이라는 명제가 희석되어진다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단체의 성향을 제대로 읽지 못해 이합집산으로 흐르고 있는 예총의 난제는 무엇일까.

첫째, 회장의 독단적인 업무 추진을 지양해야 한다.

예총의 개혁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회원단체의 자율적 활동을 지원하는 일이다. 집행부는 단체간 공통 관심사에 대해 예술인을 대변하는 창구역할을 건설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회장의 독단적인 업무추진을 지양하고 예총 현안은 반드시 이사회와 대의원총회의 의결을 거쳐 실행에 옮기도록 제도화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예총의 업무 감사를 맡는 상설기구가 있어야 제구실을 할 수 있다. 여기에 예총의 실제적 존립 이유가 있는 것이다.

각 협회는 동력을 갖고 있다. 단체들로 부터 우호적인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협회와 시군지부를 조율해 협의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지휘부의 투명하고 공정한 집행만 이뤄진다면 예총의 권위와 위상은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

둘째, 인맥과 학연, 끼리끼리 문화를 타파해야 한다.

예총이 회장 측근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이른바 학연의 고리가 음성적으로 이어져 왔다. 소위 U마피아(?)라 불리워지는 일정학교 출신들의 독선적인 운영은 예총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피폐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협회장 선거시 조건부(?)로 서로를 밀어주고 당겨주는 식의 암약을 일삼고, 이것으로 세력화를 꾀하는 일이다. 이처럼 특정 세력이 예술계를 분파적 시각으로 주도하면서 소외단체가 생겨났다. 회원 권익보호는 뒷전인 체 인맥과 학연으로 얽힌 예술단체로 전락, 반쪽짜리로 운영되는 일이 벌어진다.

도민을 위한 예술은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고 개별예술까지 포괄적인 것이어야 할 것이다. 특히 예술은 정치세력의 주구(走狗)가 되거나 개인의 코드와 잣대로 세력들을 모아 단체의 전위대로 활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셋째, 회원단체간 소통부재를 해소해야 한다.

지금은 어느 때 보다도 예술 장르간 교섭과 통합이 요구되는 시대다. 예술단체들이 서로 차단벽을 치고 고립한다면 스스로의 고사(枯死)를 자초할 뿐이다. 서로 다른 분야들 간에 보다 많은 대화와 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창작 현장에 종사하고 있는 예술인들은 묵묵히 창작에만 몰두해 오고 있다. 이들은 예총이 상대적으로 소외당하고 있다는데 대해 별반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굳이 현장 예술인들은 예총이라는 조직이 존재해야 할 절실한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예총의 구성원으로 존속하는 한 권리를 위해서는 당연한 목소리를 내야 하며, 좀더 적극적으로 협회 일에 동참해 결속력을 보여줘야 한다. 시·군지역 단체간에도 원활할 소통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들 단체와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넷째. 협회장들이 회원권익 보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부 협회장들은 업무추진의 실무형 회장이 아니라 얼굴이나 빛내려는 상징적인 의미로만 머물고 있다.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구심체 역할을 하기보다는 관에 끌려다니고,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는 나약한 모습을 드러내기 일쑤다.

과욕과 사욕을 챙기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유의 회장들이 단체의 장을 맡고 있으니 예술과 예술인의 권위가 지켜질리 만무하다. 예술인의 권위, 순수성을 회복하기 위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협회일은 강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입맛이 같고 소위 코드가 잘맞는 장르 단체장끼리 마치 계모임(?) 처럼 어울리기 일쑤다. 회원단체가 서로 등돌리고 반목해서는 무너질 뿐이다.

협회내의 예술인들을 조화롭게 묶어내는 일이 최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서로의 불신이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고 있다. 예술인의 사고 전환이 필요하고 파트너쉽이 요구된다.

개혁이라는 단어가 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지는 오래다. 정작 개혁이 필요한 곳이 예총이다. 모두가 발벗고 개혁을 외치는 마당에 예총만이 구시대에 안주하려 든다면 예총의 설 자리는 아무데도 없다. 문제는 어떻게 개혁할 것이냐다.

새로운 문화트렌드를 읽어야 한다. 꾸준히 예술인의 목소리를 대변해 향후 30년, 50년 앞으로 내다보고 충북예술을 부흥시킬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하다.

타 단체와 두뇌싸움에서 밀려나서는 안된다. 10개 협회가 지향하고 있는 순수문화예술의 비중을 높이는 것과 고급 전문인력을 활용해 예총이 변화하는 시대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예술계 인사들은 “우리 예술현장은 공공성에 대한 담론은 없고 불소통과 상호불신뿐이며 정치와 이슈에 둘러리를 서는 꼴”이라며 “이런 실태를 알고도 스스로 치유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현숙 기자 lee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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