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 충북대학교 인근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하는 대학생 이 모(24) 씨는 아르바이트 시급으로 3700원을 받고 있다.

2009년 새해 들어 최저임금이 4000원으로 올랐지만 이 씨의 시급은 그대로다.

편의점 사장은 이 씨에게 지난해 12월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으니 한 달 만에 바로 4000원으로 올려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이 씨는 “불황에 장사가 예전만 못하다는 사장님의 푸념을 자주 들어서 시급 4000원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겠다”며 “편의점뿐만 아니라 친구들 얘기를 들어봐도 알바 시급이 4000원을 넘는 곳은 몇 곳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노동부가 2009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377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리기로 확정하면서 올해부터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최저임금을 4000원 이상을 줘야 하지만 여전히 이를 적용하지 않거나 모르고 있는 업주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청주대학교와 충북대학교 등 대학가를 대상으로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호프집, 편의점 등의 아르바이트 시급을 조사한 결과 최저임금 4000원에 미치지 못하는 시급을 제시하는 업체가 대부분 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 인근의 한 호프집 업주는 2009년부터 최저임금이 4000원으로 오른 것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이곳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조차 자신들이 받아야 할 시급이 4000원 이상이 되는 지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곳에서 시간당 3800원을 받고 일하는 한 아르바이트생은 “시간당 최저임금이 4000원으로 올랐다는 얘기를 처음 듣는다”며 “시간당 3800원도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위 친구들에 비해 많이 받는 편에 속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청주대 인근의 한 PC방의 정문에 붙어 있는 아르바이트생 모집 공고에는 ‘시급 면접 시 협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만 직접 PC방에 들어가 이를 문의한 결과 시급 3500원 이상은 절대 줄 수 없다는 업주의 말을 들을 수가 있었다.

이 PC방의 업주는 “시급 3500원도 얼마전 올린 것”이라며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4000원 이상이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현실적으로 4000원 이상을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지방노동청 청주지청 관계자는 “매년 감독을 하고 있지만 최저임금 기준 미준수 의심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단속에 한계가 있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아르바이트와 관련된 준수사항을 철저히 알고 나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부당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부는 이와 관련 2월 말까지 지방노동관청을 통해 최저임금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할 예정이며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 지급, 상습적인 법 위반사업주를 최대한 엄중하게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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