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소식이 전해진 19일 대전 서구 둔산동 한 전자제품 매장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TV뉴스를 보고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의 반응은 놀라움과 불안감이 교차했다. 19일 오전 대전역 대합실에 모인 시민들은 TV 앞에 모여 김정일 사망 소식을 알리는 뉴스 속보에 눈과 귀를 기울였다.

특히 북한체제 변화에 따른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에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무력 도발 등 급박한 사태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시민 황 모(79) 씨는 “6·25를 겪은 세대로 김정일 사망 소식은 더욱 기쁠 수밖에 없다”면서도 “북한 입장에서 지긋지긋한 체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일 것이며 통일이 앞당겨 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전망했다.

회사원 남 모(37) 씨도 “어차피 한번 겪어야 할 일이며 오히려 경색된 남북관계에 새로운 활로가 열릴 것”이라며 “정부가 국민 안전을 위해 북한군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등 안보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휴가 복귀를 위해 대전역을 찾은 군 장병과 부모들은 만일의 사태에 걱정스런 눈빛이 역력했다.

자대 복귀를 앞둔 아들과 함께 역을 찾은 백영민(59·여) 씨는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아들인데 가족 입장에서는 솔직히 걱정스럽다”면서 “별다른 일 없이 건강히 제대하기만 기다린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에 터전을 잡고 살고 있는 북한 이탈주민들은 “잘됐다”는 반응을 보이며 환영일색이었다.

4년 전 북한을 탈출한 서 모(40·여) 씨는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새터민들은 휴대전화 등으로 소식을 알리며 기뻐하고 있다”면서 “통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체제변화로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이 힘들 것이라는 걱정도 적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북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앞으로 벌어질 북한 정세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았다”면서 “갖가지 상황을 예측하며 여러 얘기를 나누고 있으며, 가장 큰 핵심은 남겨진 동포들에 대한 걱정”이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김 위원장 사망에 따라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기 상황에 직면한 북한이 당장 군사적 도발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하면서도 경계태세를 늦춰선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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