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조정에 선봉장 역할을 하며 ‘경찰 2인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박종준(47·경대 2기) 경찰청 차장이 조만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출신 경찰 중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는 박 차장은 사퇴 후 총선 출마를 위한 본격 행보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역 정가에 어떠한 파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 차장은 15일 사퇴의사를 묻는 충청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그런 뜻은 갖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표제출 시기는 정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박 차장은 총리실의 검·경 수사권 강제 조정안과 관련해 최종 협상을 앞두고 있지만, 그동안 경찰이 주장해온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박 차장은 이번 주말로 예정된 검·경의 최종 조율을 마친 다음 주 초쯤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 공주 출신인 박 차장은 경찰대 2기 출신으로, 대학 4학년 때 당시 경대생 중 최초로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충남 공주서장과 경찰청 마약수사과장, 경찰청 혁신기획단장, 충남경찰청장, 경찰청 기획조정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기획과 행정분야에서 실력자로 평가받고 있다.

업무 추진과정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부하 직원 의견을 골고루 듣고 수렴하는 포용의 리더십 소유자로도 경찰 내부에서 신망이 두터운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특히 박 차장은 다음 주 사퇴 후 고향으로 돌아와 본격 총선 레이스에 돌입할 것이 확실시 되면서 지역 정치권에 어떠한 파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실제 박 차장은 “서울에만 있다 보니 사실상 지역 분위기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면서 “(사퇴 후) 가장 먼저 고향으로 내려가 지역 주민에게 인사도 드리고, 의견을 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당 선택과 관련해 그는 “현재 정치적 변동성이 크고,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내년 1월 초 서울과 공주에서 출판기념회를 열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박 차장은 인품과 능력이 뛰어나고 지역 내 지지층도 두터워 수년전부터 정치권 진입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편,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권 조정안에 경찰 입장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박 차장이 총선 출마를 통해 형사소송법 재개정 추진 등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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