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추위가 지속되면서 허리나 관절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온도가 내려가면 혈관이 수축돼 척추를 보호하고 있는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고 뼈와 신경조직을 눌러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12월은 각종 술자리와 모임 일정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시기다. 잦은 음주로 알코올이 축적되면 혈액순환에 지장을 초래해 척추로 가는 영양공급이 방해받고 각종 척추질환과 관절통증을 유발한다. 겨울철 척추질환 예방과 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과도한 음주는 허리 디스크 증상 악화시켜

술을 마시면 우리 몸은 알코올을 분해하면서 아세트알데히드가 생성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독성물질 또는 발암물질로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거나 숙취로 인한 두통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문제는 알코올 섭취량이 많아질수록 해독되지 않고 혈액에 쌓인 아세트알데히드가 혈관벽을 손상시켜 척추 디스크에 원활한 혈액공급을 방해하고 근육과 인대를 무르게 해서 허리 디스크를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목 꺾인 채 잠들면 경추손상

목 디스크 진단을 받은 경우 만취는 더욱 위험하다. 과도한 음주로 몸을 가누지 못해 잘못 넘어지거나 깊이 취해 잠들 때 목이 꺾인 채 방치되면 마비나 이상감각 등 신경학적 이상과 병증 악화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추의 척수신경은 요추에 비해 압박에 약하므로 경미한 충격에도 쉽게 손상되고 마비가 올 수 있다.

◆음주는 고관절 통증과 통풍도 유발

고관절 통증도 과도한 음주로 유발되는 질병 중 하나다. 넓적다리 끝까지 혈액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발생되는 고관절 통증은 서 있거나 걸을 때 엉치와 골반 부근에 통증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다리를 절게 되기도 한다. 고관절은 엉덩이 관절이라고도 불리며 골반과 대퇴골이 연결되는 부위로 신체에서 운동범위가 가장 넓을 뿐 아니라 체중의 대부분을 지지하고 있는 중요한 관절이다.

고관절 통증은 주로 과거 손상병력이 있거나 고관절통을 앓고 있는 30~40대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10~20% 정도의 환자는 음주와 연관된 지방간이나 고지혈증,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복용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척추와 관절을 지키는 건강한 음주 방법은

술과 함께 먹으면 좋은 안주로는 수분 함량이 높고 담백한 음식을 꼽는다. 치즈나 두부, 고기, 생선 등 고단백질 음식을 섭취하면 해독에 지친 간세포의 재생을 도와줄 뿐 아니라 척추를 지탱해주는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허리 통증 예방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길어지는 술자리에 오래 앉아 있을 때도 척추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한 자리에 장시간 앉아 있으면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고, 양반다리는 무릎 연골과 척추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딱딱한 바닥보다는 등받이 의자에 앉고 너무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 술자리를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디스크의 퇴행을 유발하는 술자리 흡연은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담배는 비타민 D 합성을 막고 칼슘섭취를 방해해 뼈를 약화시킬 뿐 아니라 혈액공급을 어렵게 해 디스크가 있는 환자에게 허리통증을 촉진시킬 수 있다. 또 술자리에서는 알코올 해독에 필요한 간의 산소 요구량이 늘어나는데, 담배를 피우면 체내 산소량이 부족해지는 산소결핍현상을 초래해 신체조직과 세포손상의 원인이 된다. 흡연 습관을 줄이기 힘들다면 담배 대신 물을 자주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것도 허리건강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대전선병원 관절센터 전재균 소장은 "과도한 음주는 척추뿐 아니라 다리 관절 곳곳에 혈액공급을 방해해 관절과 뼈가 썩는 괴사를 일으킬 수 있다”며 “연말 분위기에 휩쓸려 과도한 음주로 통증이 지속될 경우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도움말 = 대전선병원 관절센터 전재균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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