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에서도 주상복합아파트를 공급하면서 모집공고만 내고 청약기간에는 일체의 홍보활동 없이 슬그머니 넘어간 뒤 모델하우스를 오픈하는 이른바 ‘깜깜이 분양’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깜깜이 분양은 건설사들이 주택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청약 경쟁률이 낮을 것을 예상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고 분양을 하는 것으로, 수요자들이 분양정보에 깜깜하다고해서 비롯됐다.

특히 건설사들은 대대적으로 공개적인 분양에 나섰다가 청약률이 저조할 경우 미분양 아파트라는 오명을 쓰게 될 것을 우려, 무순위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14일 지역 건설업계와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구에 분양하는 A 주상복합아파트가 모델하우스를 공개하기 이전에 수요자들에게 청약사실을 알리지 않고 특별공급과 1순위 청약을 접수했다.

이에 따라 모델하우스 오픈일인 지난 2일 2순위 모집까지 단 7명(1순위 6명, 2순위 1명)이 청약을 신청했으며, 특별공급 67세대에는 청약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어 지난 5일 3순위까지 청약접수결과 모두 448명이 청약을 신청, 5개 타입은 순위 내 마감했지만 나머지 4개 타입은 미달됐다.

이러한 상황은 시행사와 시공사가 이미 예측한 것으로 오는 16일까지 계약 이후 무순위 선착순 분양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년 동안 방치되다 공사가 재개된 신규 아파트에 미분양이란 씻기 어려운 딱지가 붙을 것을 우려해 벌인 일종의 마케팅 묘책이다.

하지만 깜깜이 분양은 청약가점제에 따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청약절차를 무시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제대로 된 분양정보를 모를 뿐만 아니라 분양시장의 투명성을 훼손하기 때문에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가을 불어닥친 대전 도안신도시 청약 열풍에다 세종시 부동산 바람까지 일면서 청약통장 가입자가 많이 줄었으며, 상대적으로 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주택공급업체들의 상술로 지적했다.

형식적으로 입주자 모집공고만 내고 청약절차를 진행한 뒤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는 무순위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각종 프리미엄을 제공하며 즉석에서 선착순으로 계약하는 것은 엄연한 편법이다.

지역 부동산중개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건설사들이 일종의 붐을 조성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쓰고 있다”며 “절차에 따라 공급을 해야 맞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 주상복합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모델하우스 공사가 미비한 것이 있다 보니 특별공급과 1순위 공급을 미리 한 것일 뿐”이라며 “청약통장을 갖고 있는 수요자가 많지 않았던 것도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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