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청원 통합 결정까지 남은 6개월의 시간은 결코 넉넉지 않다. 청주시와 청원군이 협상테이블에 앉아 논의하고, 그 결과에 대해 양 지역 주민들의 공감대를 얻는 과정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청주시와 청원군, 시민·군민협의회 등 각 통합주체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청주시

청원군 내에서는 이번 통합 과정에서 청주시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당장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는 시내버스요금단일화를 비롯해 해를 넘기고 있는 청주시민통합협의회(이하 시민협의회) 구성 등이 그 이유다. 물론 청주시도 나름의 이유는 있다. 막대한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하는 시내버스요금단일화는 쉽게 결정할 사항이 아닌 탓에 시행에 앞서 청원군과 공동으로 용역에 착수한 상태다. 시민협의회 또한 민감한 사항인 만큼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쳐 내년 초 발족을 계획하고 있다.

그럼에도 청원군에서 청주시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은 사안의 최종결정에 앞선 미온적인 협상자세 때문이다. 시내버스요금단일화는 지난 민선 4기 시절 청주시에서 먼저 제안했다. 청원군민 입장에서는 민선 4기와 민선 5기 청주시의 달라진 태도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결국 보다 적극적이지 못한 청주시의 협상자세가 청원군의 불신을 키우는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는 셈이다. 청주시가 통합작업에 더욱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도 바로 같은 이유에서다.

청원군의 한 지역인사는 "청원군 내부에서는 왜 청원군이 먼저 나서 청주시에게 통합을 구걸하느냐는 얘기도 있다"며 "청주시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통합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원군

청원군은 통합작업이 민간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일체의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통합 찬·반 여론이 공존하는 지역에서 청원군이 불필요한 주민간 갈등을 불러일으킬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현재 청원·청주통합군민협의회(이하 군민협)이 통합작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청주시에 요구할 사항과 청원군의 불이익 방지대책 등을 마련하는 한편 시민협의회 구성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민간단체인 군민협의 활동에 대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보조역할까지 손을 놓고 있는 것에 대해선 비판적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 지난달 열린 군민협 정기총회에서 기획행정분과위원회는 청주시에 대한 요구사항이 아닌 청주시의 재정난과 통합창원시의 문제를 집중 조명하는 희의록을 작성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또 다른 청원군 인사는 "통합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찬·반·중립을 동수로 군민협을 구성한 것은 문제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군민협의 존재 이유가 바람직한 통합안 도출이라면 청원군은 군민협이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군민협의회

시민협의회가 내년 초 발족하면 군민협의와 실질적인 통합안을 놓고 협상을 하게 된다. 협상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보편 타당하고 상식적인' 협상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청주시와 청원군은 정부에 지난 2009년 통합 추진 당시 정부가 제시한 인센티브에 준한 특례를 요구한다는 방침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렇다면 행정적 규모면에서 우위에 있는 청주시가 대의를 위해 청원군에게 많은 부분을 양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군민협의 요구사항이 청주시의 능력을 벗어나게 된다면 오히려 통합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결국 군민협이 청주시에 요구안을 만들 때는 실현가능한 상식선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군민협 구성원의 요구가 아닌 청원군민 모두의 실익을 위해야 한다는 점, 통합의 또다른 한축인 청주시민의 실익도 감안해야 한다는 점 등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실례로 통합 창원시가 진통을 겪고 있는 시청사 입지 문제 등도 일방적인 요구가 아닌 양 주민들의 공익을 위한 협의가 전재돼야 한다.

이와 관련 군민협의 한 회원은 "청원군민을 설득할 수 있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통합안은 통합시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큰 틀에서 짜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청원=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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