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충북마케팅본부 직원들이 지난 9일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에서 사랑의 연탄배달 봉사를 하며 음주위주의 송년회를 대신하고 있다. 이덕희 기자  
 

연말이면 항상 찾아오는 송년회, 으레 '흥청망청' 술자리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지역 관공서와 경제단체들의 송년회가 기존 ‘부어라 마셔라’에서 탈피, 이웃사랑과 문화체험 행사로 변화하고 있다. 폭탄주를 버린 음주절제로 건강도 챙기고 정서함양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뜻깊고 감동적인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을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지역 봉사활동, 직원 화합형 송년회

연말연시 주변 어려운 이웃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체하는 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청주상당경찰서 직원들은 오는 28일 지역 내 홀로 사는 노인들을 찾아 무료급식을 진행하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신할 예정이다. 또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필요한 물품을 사서 전달할 계획을 세웠으며,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을 막기 위해 매주 수요일마다 봉사활동을 하고 인근 병원과 협력해 노인들의 건강도 돌볼 계획이다.

이동섭 상당경찰서장은 "음주 위주의 송년회 대신 직원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송년회를 대신하는 것이 한층 의미가 있는 것 같아 꾸준히 이어나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기업체들도 새로운 송년회 문화 조성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KT 충북마케팅본부는 지난 9일 지역 내 독거노인, 조손가정 등 다섯 세대에 2000여 장의 연탄을 배달하며 훈훈한 사랑의 온정을 전달했다.

직원들간의 유대감 형성을 통한 업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송년회도 있다. 청주시청 공보관실은 최근 틀에 박힌 송년회 분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새로운 묘안을 짜냈다. 술자리로 시작해서 술자리로 끝나는 송년회가 아닌 직원 간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문화송년회다. 이들의 송년회는 간단한 저녁 식사 뒤 호프집이 아닌 영화관에서 이뤄진다. 처음으로 실시하는 문화 송년회에 직원들은 최신 인기 영화를 찾아보는 등 새로운 송년회에 잔뜩 부푼 모습이다.

공보실 관계자는 “술만 마시고 무의미하게 보내는 송년회에 비해 저녁을 먹으며 보다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영화감상을 통해 스트레스도 털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 충북 청원군에 위치한 한화L&C는 지난 9일 업무인의 밤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직원들이 기증한 물품을 경매해 마련된 수익금을 조손가정에 전달됐다. 이덕희 기자

◆친목도모, 이웃도 돕는 송년음악회 줄이어

직원들 간의 친목을 다지고 행사 수익금으로 불우이웃도 돕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리는 송년 음악회 또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청주시의사회는 지난 2일 청주매직컨벤션센터에서 연말 송년회를 겸한 자선음악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선음악회는 회원들의 손으로 직접 꾸며져 이전 송년회와는 달리 가족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음악회 사회도 회원들이 맡고 연주와 노래로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발휘했다. 또 이날 음악회 표 판매를 통해 얻어진 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전해져 회원들의 반응 또한 긍정적이다.

청주시의사회 관계자는 "송년회를 자선음악회로 바꾸면서 회원들의 관심도도 높아지고 주변 이웃도 도울 수 있어서 뜻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청주시의사회는 의례적인 송년 모임보다는 의미 있고 보람된 자선음악회를 여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라는 판단에서 지난 2005년부터 7년째 자선음악회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7일에는 충북건설협회가 '불우이웃과 함께하는 송년음악회'를 성황리에 개최하고 이날 모은 성금 1000만 원을 지역 내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대한설비건설협회 등을 포함한 다수의 경제단체도 저마다 특색있는 송년회를 준비하고 있어 어려운 때일수록 이웃과 함께하는 새로운 송년문화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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