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대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가족들 모습. 사진 왼쪽에서부터 네 번째가 박영애 씨, 박응준 씨, 김태연 씨, 일곱 번째가 김현우 씨. 충남대병원 제공  
 

아버지에게 간을 기증해 새 삶을 찾게 한 자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 충남대병원에 따르면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투병 중이던 박응준(59) 씨는 지난 7월 막내딸 영애(27) 씨로부터 생체 간 이식을 받아 현재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박 씨는 애초 딸이 제의한 간 이식을 완강히 거부했지만 수차례 응급실로 실려 오는 등 증세가 악화돼 요청을 받아들여 이식수술을 결정했다.

특히 영애 씨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아버지를 위해 수술대에 올랐고 장래를 약속한 남자친구도 그 뜻을 존중해 투병생활에 힘을 보탰다.

성공적인 간 이식 수술로 그토록 희망했던 건강을 되찾은 박 씨와 같은 병동에 입원했던 김태연 (48) 씨도 아들로부터 간을 이식받아 인생 2막을 열어가고 있다.

간경변증과 간암 치료 중인 김 씨도 막내 아들 현우(20) 씨가 간 이식 적격자 검사를 받고 간 이식에 무리가 없다는 판정이 내려져 수술을 하자고 했지만 이를 거절했다. 하지만 증세가 나빠져 결국 현우 씨의 권유를 받아들였고 지난 11월 19일 이식 수술을 받았다.

김 씨가 수술을 결정하게 된 과정에는 같은 병동에서 자신보다 먼저 이식 수술을 받은 박 씨의 조언과 성공사례가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슷한 상황에서 자녀의 헌신으로 큰 위기를 넘긴 두 가족은 이후 지속적으로 만나 건강정보를 교환하며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 박 씨와 김 씨는 “자녀에게 큰 빚을 진 만큼 가정의 화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주위의 어려운 이웃에게도 도움을 베풀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수술을 집도한 외과 전광식 교수는 “성공적인 간 이식 수술로 두 분의 건강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가족 간 숭고한 사랑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 드린다”고 말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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