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완화가 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입법전쟁의 핵(核)으로 떠올랐다.

정부가 지난 13일 국무회의를 통해 수도권 규제완화를 골자로 한 수도권 정비계획법과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원안대로 의결하면서 입법전쟁 2라운드를 앞둔 국회의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15일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해 맹비난하며 국회를 통해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예고하고 나섰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대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수도권 규제를 완화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고 비판적인 입장”이라며 “국가균형발전을 외면한 것에 대해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국회에서 철저하게 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와 미디어행동 등 시민단체가 15일 대전 서구 만년동 VIP웨딩홀에서 '재벌방송 안돼', '인터넷에 자유를'이라고 쓰인 종이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현종 기자 shj0000@cctoday.co.kr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공약이었던 ‘선 지방발전, 후 수도권 규제완화’ 원칙을 완전히 폐기시키고, 지난 10년간 추진해 온 균형발전정책이 후퇴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수도권 규제완화를 막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어 “법에는 만든 취지가 있으며 시행령은 이 취지를 벗어나지 못하게 돼 있지만 정부는 시행령을 마구잡이로 뜯어 고치는 등 국회를 경시하는 풍조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며 “국회와 입법부를 무시하는 행정만능주의적 발상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충북 의원들을 중심으로 관련 시민단체, 피해가 예상되는 지방업체 및 주민들과 함께 정부가 의결한 시행령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및 위헌확인 헌법소원을 내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선진당은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해 명운을 걸고 저지하겠다며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심대평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정부는 지방을 제대로 살리지 않은 채, 수도권과 지방을 양극화시켜 어떻게 경제위기를 극복하려고 하는지 심각한 우려를 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정부가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어떻게 국민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는가”라며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 태도를 비난했다.

선진당은 또 2월 국회에서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된 시행령을 법안 수준으로 격상해 정부가 임의대로 고치기 어렵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한편, 수도권 규제완화 저지 캠페인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비수도권 야당 의원들이 주축을 이룬 ‘수도권 규제 철폐반대 국회의원 비상모임’도 입법투쟁을 선언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생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특별법을 2월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나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국회에서 수도권 규제완화가 논란이 될 경우 당내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원 간의 내분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비수도권 의원들의 지역구에서는 벌써부터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반발과 압력이 들어오고 있다”며 “비수도권 의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란한 처지에 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동영상 cctoday.co.kr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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