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브루셀라 발병과 미호천 변 야생조류 분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가축전염병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도는 음성군 삼성면의 한 축산농가 소 39마리 가운데 28마리가 브루셀라에 감염돼 감염 소 모두를 살처분했다고 7일 밝혔다. 도방역당국은 이 축산농가의 반경 500m 이내 소들을 대상으로 브루셀라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소 브루셀라병은 브루셀라균에 감염된 동물로부터 사람에게도 전염되는 인수(人獸) 공통 감염성 질환으로, 2종 가축 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또 청주·청원지역 미호천 등 국내 철새도래지의 야생조류에서 저병원성 AI가 검출됐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철새의 이동이 잦아지는 시기를 맞아 지난 9월 23일부터 11월 20일 사이 2871개의 시료를 검사한 결과, H5형 8건을 포함해 저병원성 AI 바이러스 44건이 검출됐다.

44건의 AI 바이러스 가운데 21건은 주요 철새도래지인 천수만, 금강하구, 창원(주남저수지), 파주(곡릉천)의 야생조류에서 확인됐다. 23건은 천안 풍세천, 익산 만경강, 아산 곡교천, 청주 미호천 등 과거에 가금류 AI가 발생한 지역에서 검출됐다. 이번에 검출된 저병원성 H5형 AI 바이러스는 천수만, 금강하구, 만경강 지역의 야생오리, 갈매기에서 검출됐다. H5형 저병원성 AI 바이러스는 9월 26일부터 10월 26일 사이에 검사한 시료에서 집중적으로 확인됐고, 10월 26일 이후 검사 시료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저병원성 H5형 AI 바이러스는 고병원성으로 변이가 가능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충북의 주요 철새도래지인 청주·청원지역 미호천 변에서는 야생철새 분변에서 AI가 자주 검출돼 도방역당국이 집중관리지역으로 분류해 놓았다. 지난해 1월에는 청원군 옥산면 신촌리 미호천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과거 여러 차례 AI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도와 청원군은 미호천, 청주 무심천에 대한 소독과 주변 가금류 사육 농장을 대상으로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도는 지난 10월 5일 구제역·AI 위기대응 주의단계를 발령하고 위기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구제역·AI 특별방역대책 기간인 내년 4월 30일까지 통합상황실을 운영하면서 겨울철 가축전염병 차단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구제역 파동을 극복하고 도내 축산농가가 안정을 되찾는 시점에서 가축전염병이 또다시 발생하면 농가의 어려움이 커진다”며 “AI 등 가축전염병 발병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가축전염병 통합상황실을 운영하면서 예방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은 지난 2003년 음성·진천지역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많은 가금류를 살처분한 이후 8년 동안 AI가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남부지역과 단양을 제외한 도내 8개 시·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33만 6000두의 소와 돼지를 매몰 처분하는 등 가축전염병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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