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강풀(본명 강도영), 무라카미 하루키에서 김어준, 김용민, 김훈으로’

대전시 공무원들이 올 한해 청내 행정자료실에서 가장 많이 대여해 읽은 도서는 ‘엄마를 부탁해’다.

지난달에는 나는 꼼수다 열풍을 반영하듯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 김용민의 ‘조국현상을 말한다’, ‘나는 꼼수다 뒷담화’ 등이 수위에 올랐다. 특히 염홍철 대전시장이 지난달 29일 선포식을 갖고, 공식 출범한 범시민 인문고전 읽기 운동에 “공무원부터 솔선해 참여하자”고 제안한 바 있어 공무원들의 독서열풍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강풀천하= 강풀, 강풀, 또 강풀, 그리고 강풀

대전시 행정자료실 최대 대출자료 통계에 따르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가장 많은 대출횟수를 기록한 도서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다. 이 기간 37회의 대출을 기록했다. 어머니의 삶과 사랑, 어머니의 인생과 가족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 수작이다.

시 행정자료실은 도서 당 1권을 원칙으로 하고 최장 2주간의 대여기간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잖은 대출횟수를 기록한 것이다. 나머지 최대대출 도서는 강풀일색이다. 순정만화2(대출횟수 32회), 순정만화1(31회), 타이밍1(30회), 타이밍2(29회), 타이밍3(29회) 바보1(23회)등 10위권 안에 6개 도서를 올렸다.

뿐만 아니라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웃사람’ 역시 최대대출자료 30위 권 안에 이름을 남겼다. 그나마 권비영의 덕혜옹주가 대출횟수 29회로 5위, 일본의 베스트셀러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가 8,9위로 강풀의 아성에 흠집을 내는 정도였다.

만화의 강세는 허영만으로 이어졌다. 관상을 다룬 꼴1:얼굴을 보고 마음을 읽는다가 23회로 공동 10위, 꼴2: 살은 돈이다가 21회로 공동 20위를 기록했다.

스테디셀러인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 김진명의 ‘천년의 금서’, 정은궐의 ‘성균관 유생의 나날’ 등도 30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꼼수천하= 김어준과 김용민

지난달 대출순위를 보면 양상은 달라진다. 유명 팟캐스트 방송인 나는 꼼수다의 출연진인 김어준과 김용민의 책이 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는 지난달에만 총 4회의 대출횟수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책은 지승호가 묻고 김어준이 답하다를 형식으로 보수와 진보, 노무현, 이명박, 삼성 등 다양한 사회적 주제를 무규칙적으로 풀어냈다.

뿐만 아니라 김용민의 ‘조국현상을 말하다’, ‘나는 꼼수다 뒷담화’ 등도 대출횟수 3회를 기록했다.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나는 꼼수다에 대한 관심이 즉각적으로 도서 대출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당대 최고의 문필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김 훈의 신작 ‘흑산’도 수위권에 올랐다.

김 훈이 4년 만에 내놓은 소설로 18~19세기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기존 사회전통과 충돌한 천주교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정약전, 황사영 등 등장인물들에 대한 섬세한 내면묘사가 압권이다.

다소 현실적인(?) 도서도 이름을 올렸다. 이충호의 ‘정년 후’다. 건강하고 품위 있는 노년을 다룬 책으로 대출횟수 4회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시 관계자는 “일평균 100여 명의 공무원들이 대출을 한다”며 “소설이나 만화 등이 주로 대출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향후 인문학 서적 등을 위주로 구매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똑같은 책이 없다보니 인기있는 도서는 예약이 밀려있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 행정자료실의 장서규모는 1만 8000여 권(행정자료 제외)이다.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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