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재단장한 청원군 부용면 부강약수터. 오른쪽 둔턱에 심어졌던 조경수가 모두 죽어 베어낸 자리가 황량하다. 청원=심형식 기자

지난 6월 재단장한 충북 청원군 부용면 부강약수터가 6개월도 안돼 황폐화됐다. 부용면 주민들은 “많은 예산을 들여 꾸민 약수터가 면사무소의 관리소홀로 엉망이 됐다”며 ‘예산낭비’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용면 부강약수터는 지난 1960년대를 전후해 전국에서 수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지난 1990년대 음용불가 판정을 받으며 쇠퇴의 길을 걸었다. 부용면 초입에 남아있던 약수장 건물은 오랜 기간 방치되면서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이용되는 등 부용면의 대표적 흉물로 전락했다. 이에 부용면민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약수장 철거와 약수터 복원을 희망해 왔다. 청원군은 1억 5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약수장 건물을 철거하고 약수터를 정비했다. 지난 3월 부용면이 충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수질검사에서 ‘음용가능’ 판정을 받은 것도 부강약수의 재기에 한 몫 했다. 지난 6월에는 정비를 마친 부강약수의 부활을 기원하는 용출제도 열렸다.

하지만 주민들의 큰 기대를 받았던 부강약수터는 불과 반년도 안돼 다시 주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 개울을 건너는 다리가 합판만 올려놔 위태로워 보인다(왼쪽). 용출구 주변에 평평한 돌로 바닥을 다져놨지만 제때 치우지 않은 모래가 쌓여 불편을 주고 있다. 청원=심형식 기자

실제 7일 본보 취재진이 방문한 부강약수터는 지난 6월 심어 놓은 조경수가 모두 죽었고, 죽은 나무를 베어내 황량하기까지 했다. 용출구 주변도 제때 치우지 않은 모래가 계속 쌓이면서 질퍽질퍽해 이용객들의 불편을 더했다. 부강약수터 주차장 방향에서 내려오는 계단은 목재로 잘 조성했지만, 약수터로 넘어오는 개울가 다리는 합판으로 엉성하게 만들어져 있어 불안감 마저 들었다.

부용면 주민 A 씨는 “부용면민들의 숙원사업이던 부강약수터가 재단장돼 기대가 컸는데 관리소홀로 엉망이 돼 요즘은 부용면 주민들도 잘 찾지 않는다”며 “많은 예산을 들였는데 주민들이 이용을 안한다면 예산낭비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주민 B 씨는 “여름 이후로 모래를 치우지 않아 60~70㎝나 퇴적됐는데, 제때 치웠으면 삽으로 치울수 있었던 걸 지금은 포크레인을 동원해야 치울수 있게 됐다”며 “면사무소에 몇 번이나 민원을 냈지만 요지부동”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용면 관계자는 “향나무가 물가에서 잘 자라 복지관에 있는 나무를 옮겨 심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죽어 베어냈다”며 “복원까지는 관에서 해주지만 관리는 주민들이 해야 한다고 판단해 협의 끝에 주민자치위원회에서 관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원=심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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