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양념재료 값 상승 여파로 중국산 농수산물을 속여 파는 사례가 잇따라 소비자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5일 중국산 소금을 국내산으로 속여 유통시킨 혐의(대외무역법 위반)로 A(57)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B(57)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 10월 중순부터 지난달까지 서구 변동 한 지하 창고에서 중국산 소금을 국내산 포대로 바꾸는 수법으로 가짜 ‘신안 천일염’ 11t을 지역 급식업체와 식당 등에 판매한 혐의다.

이들은 중국산 소금을 30㎏당 8000원~1만 원 가량에 사들인 뒤 국내산 포대에 담아 두 배가 넘는 2만 원 가량에 되파는 등 최근까지 5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2일 국립 농산물품질관리원도 대덕구 오정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중국산 깐 마늘을 국내산과 섞어 판매한 C(50) 씨 등 3명을 적발했다. 이들 역시 김장철을 앞두고 지난 9월부터 3개월 간 시장 인근 비밀 작업장에서 중국산 깐 마늘을 국내산과 혼합, 유통시켜 1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이처럼 김장철 재료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원산지 바꿔치기 등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행위가 김장철에 맞춰 단기간에 이뤄지거나, 은밀한 곳에서 진행되면서 관계 당국의 단속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소금의 경우 지난 3월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과 국내산 천일염이 방사능 오염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50% 이상 폭등하면서 중국산을 포대만 바꿔 속여 파는 일명 ‘포대갈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들의 단순 의심이나 소문이 있어도 전문적으로 중국산 소금을 가려낼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김장철 재료를 구입할 때 국내산이라도 다른 곳과 비교해 현저하게 가격이 싸거나 깐 마늘 등 편리하게 만들어 놓은 상품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 안태정 광역수사대장은 “일반인들이 대부분 김치를 담글 때 국산 재료를 선호하는 경향에 따른 물량 부족으로 일부 업자들이 비교적 구하기 쉬운 중국산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하고 있다”며 “장기 수사 등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관련 유통업체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는 등 안전한 먹을거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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