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이 짙은 제천·단양지역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이는 곳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충청권에선 유일하게 한나라당 송광호 국회의원이 당선될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

한나라당에서는 4선을 노리는 송광호 국회의원, 엄태영 전 제천시장, 민경환 전 충북도의회 의원이 이미 총선 모드에 돌입했다.

민주당에서는 서재관 전 국회의원과 이근규 사단법인 한국청소년운동연합총재의 출마가 유력하다.

나머지 중소정당의 후보자 윤곽은 현재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상황이다.

19대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공천 쟁탈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후보들은 저마다 공천을 자신하고 있지만 예측 불허다. 한나라당에서는 송 의원과 엄 전 시장, 민 전 의원 간의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역시 서 전 의원과 이 총재가 피말리는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선거 구도로 볼 때, 내년 총선 역시 여야의 대결 구도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문제는 공천이다. 송 의원은 3선의 관록과 현역 프리미엄을 무기로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26 재보선 이후 정계에 불고 있는 물갈이론, 인적 쇄신론이 어떻게 작용할 지가 최대 관심사다. 여기에 최근 한미 FTA 비준안 찬성으로 야당과 시민단체로부터 거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현 상황도 송 의원에게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전통적으로 농민 유권자들의 입김이 센 이 지역구의 성향으로 볼 때 비준안 찬성 논란은 선거 내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현역 의원의 프리미엄만을 믿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엄 전 시장도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당내에 부는 물갈이론, 인적 쇄신론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확신하는 분위기다. 최근엔 한나라당 대외협력부위원장으로 선임되는 등 당내 입지도 굳히고 있다.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마련한 자신의 출판기념회에 중앙당 핵심 간부들이 대거 참여해 힘을 실어줬고, 선거사무실을 제천의 ‘노른자위’에 마련하는 등 발빠른 행보도 눈에 띈다. 하지만 3선인 송 의원이 그간 다져놓은 단양지역의 표밭을 얼마나 자신의 쪽으로 흡수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민 전 의원은 젊은 패기와 도의원 시절 인정받은 의정 활동력, 진정성을 필살기로 내세워 조용하지만 묵직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른바 ‘스펙’이 화려한 경쟁자들에게 위축되지 않는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피말리는 공천 싸움이 민주당에게는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천을 누가 받던, 공천 결과를 놓고 흩어질 표심이 반사이익으로 돌아와 ‘어부지리’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선거 대결 구도가 예상되는 가운데 참신한 인물에 대한 갈망이 표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십 수년째 ‘그 밥에 그 나물’인 후보들에 대한 염증과 정계에 부는 ‘물갈이론, 인적 쇄신론’이 이 지역구에도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앙 무대에서 실력을 쌓은 거물급 인물들이 대거 내려와 지역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인근 충주지역을 부러워하는 유권자들의 강한 욕구가 이번에는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유권자들의 트렌드를 생각할 때, 정당별 전략 공천의 ‘파격 카드’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짙은 이 지역구 유권자들이 새로운 변화를 선뜻 받아들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따라서 기존의 인물들이 이런 유권자들의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과거의 구태를 벗어 참신함으로 무장한다면, 제천·단양지역의 선거는 지역 발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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