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 여파로 9년 만에 국내산 돼지고기 판매량이 쇠고기 매출에 역전을 허용했다.

롯데마트는 올 1~11월 축산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산육류 매출 비중이 31.2%에 불과했던 쇠고기가 올들어 51.4%로 급등하며 34.8%에 그친 돼지고기를 앞질렀다고 4일 밝혔다.

돼지고기는 지난 2003년 쇠고기 매출을 뛰어넘은 이후 매년 50% 이상의 국내산 육류매출 비중을 차지해 왔지만 지난해 말 시작된 구제역의 여파로 9년만에 재역전을 허용하게 됐다.

이는 구제역 창궐 당시 돼지는 약 300만마리 가량이 살처분돼 사육두수가 전년보다 30% 가까이 줄어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한 반면 소는 돼지의 5% 수준인 약 15만마리가 살처분돼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 한 데다 전년대비 사육두수가 20% 가량 증가해 소고기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 롯데마트에 따르면 한우 등심(1+등급, 100g 기준)의 올해 평균 소비자 판매가는 7200원으로 전년(8500원)보다 15% 가량 하락했고, 특히 지난 7~9월에는 30% 가량까지 하락했다.

반면 돼지고기의 경우 냉장 삼겹살(100g)의 올해 평균 소비자 판매가가 2420원으로 전년의 2040원보다 18% 가량 올랐고, 특히 삼겹살 최대 성수기인 7~8월에는 전년대비 30% 가량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국내산 돼지고기의 가격상승으로 인해 정부가 수입 돼지고기에 부과하던 25%의 관세를 폐지함에 따라 수입 돼지고기 매출도 크게 뛰었다.

롯데마트는 올해 수입 축산물 중 매출 비중은 14.6%로, 지난 200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5.3%에 불과했던 매출 비중과 비교할 때 3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국내산 냉장 삼겹살의 대체재로 미국산 냉장 삼겹살 물량이 확대되면서 미국산 냉장 삼겹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3배 가량 증가한 전체 삼겹살 매출의 5% 가량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 롯데마트 측은 수입산 육류가 관세 인하 효과에 의해 가격 경쟁력이 향상됨에 따라 수입산 축산물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 2000년 국내산과 수입산 소고기 매출 비율은 75:25 가량으로 국내산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매년 수입산 소고기 소비가 증가해 올해는 55:45 수준까지 좁혀진 상태”라며 “향후 다양한 마케팅과 저가 판매기회를 통해 국내산 축산물 소비촉진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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