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를)아무리 싸게 들여와도 식당들이 가격을 내리질 않으니 우리 입장에선 괘씸하지요.”

대전에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축산농민 A(50) 씨는 최근 1년간 한우전문점 근처에도 가 본적이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구제역 이후 1년째 지속된 한우 생체가격 하락을 겪고 있다는 A 씨는 소비자들의 구매가 활발해야 할 시기에 한우 전문 식당들이 고통분담에 동참하기는 커녕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자주 가던 식당의 한우 등심 가격이 지난해 180g에 3만 원이었는데 현재는 150g에 2만 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얼추 보면 가격이 내린 것 같지만 계산해 보면 1g당 166원으로 같은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 생체가격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축산농가들의 고통은 늘어가고 있지만 한우 전문식당들은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느라 가격을 낮출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예전에는 손님 대접을 한우로 하기 위해 식당을 찾았지만 지금은 한우전문점에 절대로 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축산농민들과 한우전문식당 간의 불화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축산농민들은 생체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도 식당 측이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1일 축산물등급판정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600㎏ 한우 1등급 생체 농가수취가격은 472만 6000원으로 전년 동월 523만 2000원 보다 50만 6000원 낮아졌다.

등급이 높을수록 감소폭은 더 커진다. 지난달 30일 기준 한우 1++등급과 1+등급 생체가격은 각각 591만 원, 520만 6000원으로 축산농가들은 1년새 115만 3000원, 83만 6000원씩 낮아진 소값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도매시장 지육가격(1등급 한우) 역시 지난달 30일 현재 1㎏당 1만 3150원에 거래돼 전년동기보다 1400원가량 가격이 떨어졌다.

그러나 식당들은 임대료 등 운영비와 유통과정에서 들여오는 가격이 크게 변동이 없다며 가격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역의 한 한우전문점 업주는 “단순히 지육 가격으로만 비교한다면 한우가격이 내린 것은 사실이지만 구이용 한우 부위 가격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어 식당한테만 가격을 내리라고 하는 것은 억지”라며 “특히 가게를 운영해야 하는 입장에서 임대료나 인건비 등 운영비를 고려할 때 큰 마진을 취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