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30일 전남 고흥항공센터에서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스마트무인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지식경제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30일 ‘고흥항공센터’에서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스마트 무인기’의 비행 시연을 최초로 공개했다.

스마트 무인기는 헬기와 프로펠러 비행기의 장점을 결합해 수직이착륙과 고속비행이 가능한 ‘틸트로터형’ 신개념 항공기다.

틸트로터 방식은 이·착륙 때는 헬리콥터처럼 로터를 수직 방향으로, 비행 시에는 로터를 틸트(tilt)해 프로펠러 비행기처럼 수평으로 운용하는 항공기다.

현재 틸트로터 비행기 개발 능력을 보유한 국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번에 항우연이 개발한 스마트무인기는 틸트로터 항공기로는 세계에서 2번째, 무인 틸트로터 항공기로는 세계 최초다.

◆10년 연구개발 프로젝트 결실, 국내 무인기 산업 기반 확보

항우연은 세계적인 무인기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지난 2002년부터 전자동 무인 틸트로터 비행기인 ‘스마트무인기’ 개발 사업을 국가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했다.

이를 위해 지난 10년 간 국내 수십 개의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이 개발에 참여해 로터 및 드라이브 시스템을 공동개발하고, 엔진 등을 제외한 자동비행제어시스템 대부분의 품목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참여 기업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휴니드테크놀러지스, 영풍전자 등 국내 20여 개 업체와 해외에서는 유관기업인 EATI 등이 참여했다.

이번 개발을 계기로 항우연은 국내 무인항공기 산업을 창출하고 관련 핵심기술 확보와 전문기술인력 육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스마트무인기 개발을 통해 세계에서 2번째로 틸트로터 항공기 개발 기술을 보유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벨 헬리콥터(Bell Helicopter) 사의 V-22(Osprey)가 유일하게 양산되고 있다. 벨 사의 V-22는 지난 1952년부터 개발에 착수, 우여곡절을 겪다 지난 2005년 미 해병대 수송용으로 실전 배치된 바 있다.

 

   
 

◆환경, 기상, 군사용 등 활용 가능성 무궁

스마트 무인기는 산악지형으로 활주로 확보가 곤란한 국내 환경에 적합해 국민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또 군사 작전용 뿐만 아니라 해안 및 도서 정찰, 산불 발생 감시 및 진압 통제, 교통 감시, 황사·해일·태풍 등 기상이나 환경 관측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장래에는 활주로 없이 집에서 즉시 이동(Door to Door)이 가능한 자가용 항공기(PAV: Personal Air Vehicle)의 플랫폼으로도 응용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식경제부와 항우연은 향후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기능을 검증하고, 틸트로터 항공기 실용화를 위한 후속 사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내년까지 충돌감지 및 회피 기술 검증, 최고 속도, 체공 시간 등 관련한 비행성능 검증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틸트로터 항공기 실용화 개발을 위해 국내 기업과 공동으로 TR-6X급 무인기를 개발하는 한편 국제 협력 가능성도 모색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과 중동 등 해외 업체들이 스마트 무인기에 대해 협력 의사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우연은 이번 개발 과정에서 이룬 항공전자, 통신, 관제장비 시험 등을 통해 향후 급속한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무인항공기 시장 진입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관련 업계는 현재 90억 달러(2010년 기준) 수준인 세계 무인기 시장이 2020년에는 19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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