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찰의 별’이라 불리는 경무관 승진 내정자가 발표됐지만, 결과는 ‘수도권 독식, 충청권 배제’로 끝났다. 충남지방경찰청 개청 이래 단 한 명의 경무관을 배출한 이후 지역 승진자는 전무했고, 대전경찰청은 아예 차장도 배정받지 못하는 등 충청권 홀대 관행은 올해도 이어졌다.

경찰청은 이날 경무관급 36명에 대한 승진 및 전보인사를 발표했다. 16명의 승진자 중 본청과 서울청 등 수도권이 15명이고, 부산청만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경무관을 배출했다. 인사에 앞서 충청권을 대표해 한달우 충남 서산서장이 총경급 업무성적 우수자 26명에 이름이 올리면서 지역 경무관 배출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경찰청의 구태(舊態)한 인사 관행은 이번에도 빗나가지 않았다.

경찰청은 올해 역시 업무성과와 전문성을 인사 기준으로 내세웠지만, 치안수요나 지역안배 등의 고려 흔적은 여전히 찾아볼 수 없다.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수는 전국 평균이 508명인 반면 대전은 이를 크게 웃도는 651명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고, 충남 역시 536명으로 평균보다 많다. 게다가 대전과 충남경찰청은 지난 2005년 이종기(당시 충남청 정보과장) 대전시 정무부시장이 경무관으로 승진한 이후 7년간 전무했다는 점을 볼 때 지방 홀대 인사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경찰청의 인사기조 탓에 ‘승진하려면 서울로…’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우수한 지역 인재 유출로 귀결된다는 것 역시 지역 경찰들의 불만이다. 이번 인사에서 대전 서부서장을 지낸 황운하 서울 송파서장 등 충청권 출향 인사 5명이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 역시도 출신지만 지역일 뿐 모두 서울에서 승진했다. 문제는 대전경찰의 경우 수개월 째 공석인 차장도 받지 못해 보직 인사마저 홀대받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무관 배출에도 홀대를 받는 데 틈만 나면 차장을 빼가는 통에 업무적인 공백도 적지 않다”면서 “부족한 경무관급 정원을 늘려서라도 최소한의 지휘 체계 공백은 막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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