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9일부터 시작된 지상파 디지털 고화질(HD) 방송의 전면 중단 사태가 이틀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저화질(SD) 시청에 따른 시청자 피해 보상 대책이 전혀 마련되고 있지 않아 시청자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김용언 기자  
 

지난 28일부터 시작된 지상파 디지털 고화질(HD) 방송의 전면 중단 사태가 사흘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저화질(SD) 시청에 따른 시청자 피해 보상 대책이 전혀 없어 시청자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HCN충북방송을 포함해 전국 93개 케이블 종합유선방송(SO)은 지난 28일 오후 2시를 기해 KBS2, MBC, SBS 등 3개 채널에 대한 HD방송 송출을 중단하고 이에 대한 안내 방송을 내보냈다.

지난 2009년부터 지상파가 케이블에 콘텐츠 이용 대가를 요구하면서 시작된 재송신 분쟁이 결국 방송 중단까지 이어졌다. 결국, 사업자들간 밥그릇 다툼에 애꿎은 시청자들만 피해를 보는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것이다.

시청자 최모(청주시 용암동·29) 씨는 “시청료 꼬박 꼬박 내고 거기에 디지털 케이블 요금까지 내는데 휴대전화 화질보다도 못한 화면으로 시청하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시청자 이모(청원군 남일면·43) 씨는 “이번 사태는 KBS, MBC 등 공영방송의 밥그릇 싸움”이라며 “우리 동네는 디지털 방송이 외부 안테나로도 잡히지 않는 난시청 지역인데 방송을 볼 수 있는 권리도 없다는 것인가”라고 지상파 방송사들을 비난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9일 현재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 1100만 중 디지털 TV 수상기를 통해 지상파 HD 방송을 시청하는 약 500만 가입자와 HD 케이블 가입자 약 270만 등 770만 가입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게다가 앞으로 추가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HD 방송 뿐만 아니라 전면 송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케이블 측이 꺼낼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1500만에 이르는 시청자들이 지상파를 아예 볼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사상초유의 방송 중단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지상파 채널과 케이블 TV측은 여전히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SO는 협상을 위해 양보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지만, 지상파측이 구두합의 내용조차 이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협상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반면 지상파 3사측은 “SO들은 이번 사태가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명백한 사실 왜곡이며 법원과 케이블 TV 가입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맞서고 있어 갈등은 장기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또한 이번 사태의 주무부처인 방통위 또한 재송신 분쟁이 일어난지 2년이 넘도록 ‘사업자들간의 자율협상’을 명분으로 내세워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하지 않아 시청자들의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상 초유의 방송사고가 벌어진 가운데 29일 방송통신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불만에 가득 찬 시청자들의 항의글이 넘쳐났다.

게시글 가운데 한 시청자는 “오는 2013년 부터 디지털 TV로 전환된다 해서 국민들은 비싼 돈을 들여 디지털 TV를 사고 있는데 정작 디지털방송은 안나오고 아날로그 방송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며 “방통위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을 더이상 좌시해선 안된다”고 질책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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