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구가 한 건물에 거주할 수 있도록 건축한 다가구주택이 투자자들에게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신도시마다 무분별하게 건축되는 다가구주택 공급 과잉현상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데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자들의 이동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주택임대 사업자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다가구주택이 매물이나 임대가 쏟아져 공실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좀처럼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존 다가구주택 인근과 대학가 등에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공급이 봇물을 이루고 있고, 신도시마다 신규 다가구주택 신축붐이 일면서 상대적으로 노후화된 다가구주택이 투자자와 수요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최근에는 숙박용 호텔과 주거용 오피스텔이 합쳐진 개념으로 일명 호피스텔이라 불리는 신종 수익형 부동산까지 투자자들의 구미를 자극하면서 다가구주택은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실제 대전지역에서 원·투룸이 몰려 있는 서구 갈마동과 월평동 일대는 부동산중개업소마다 다가구주택의 매매와 임대 물건이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다가구주택의 임대 물량 초과로 예년보다 가격도 20~30% 정도 곤두박질쳤다.

갈마동 일대 원룸 전셋값은 4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1000만 원 하락했고, 보증금 500만 원 월 35만 원이던 월세도 300만 원에 33만 원으로 떨어졌다.

월평동 인근도 다가구주택의 공실률이 늘면서 부동산중개업소마다 매매 물건이 급증하는 등 건물주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가을철 도안신도시에 불어닥친 분양 열풍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도안으로 쏠린 것도 이유 중 하나지만 유성과 둔산동, 갈마동 등에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 과잉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건물주들이 급매물로 내놓는 경우는 흔치 않고 당분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결단을 내릴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대전 부동산중개업계 한 관계자는 “대단위 아파트단지를 제외하고는 부동산 거래가 많지 않은데 이 중에서도 다가구주택은 거래 자체가 뚝 끊겼다”면서 “임대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도 새로운 형태의 수익형 부동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우리로서는 아무래도 거래가 되는 쪽으로 유도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흔히 원룸, 투룸으로 불리는 다가구주택은 19세대 이하가 거주할 수 있는 단독주택의 일종으로 지하층을 제외한 주택 전체 층수가 3층 이하이고 바닥 면적의 합(연면적)이 660㎡(옛 200평) 이하인 주택이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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