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는 물론 충청권의 관문 역할을 하는 청주국제공항이 지난해 1월부터 지난 달까지 국내 공항 중 지연율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전, 충남·북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청주공항이 전국 공항 중에서도 이용이 불편하다는 뜻이다. 1위를 기록한 군산공항의 이 같은 기간 운항횟수가 2500여 건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중대형 공항 중 청주공항이 가장 높은 지연율을 보인 것이다.

29일 한국공항공사 홈페이지의 지연통계에 따르면 이 공사가 운영하는 국내 공항 중 청주공항은 이 기간 1만 5211회의 운항횟수 중 1020건이 지연돼 6.7%의 지연율을 기록했다. 군산공항은 2546건의 운항횟수 중 205건이 지연돼 8.0%를 기록했고, 제주공항이 18만 7682건의 운항횟수 중 지연건수 1만 1508건으로 6.1%였다. 청주공항과 비슷한 규모의 공항과 비교해보면 운항횟수 1만 4998건의 대구공항의 지연건수는 785건으로 5.2%, 광주공항은 1만 9138건의 운항횟수 중 1096건이 지연돼 5.7%, 울산공항은 1만 3772건의 운항횟수 중 309건이 지연돼 2.2%로 나타났다. 청주공항의 지연 이유는 기상 141건, 정비지연 23건, 여객처리 2건, 기타가 83건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접속지연이 771건이다. 청주공항은 인근에 미호천이 위치해 안개 등 기상여건으로 인한 지연이 많았다. 이 밖에 접속지연이 타 공항에 비해 많은 것은 청주공항의 국내선 운행이 제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청주공항의 국내선 노선은 약 80%가 청주~제주 노선이다. 제주공항의 기상으로 인한 지연건수는 812건으로 보다 운행횟수가 많은 김포공항의 기상 지연 575건보다 많다. 즉, 제주공항에서 기상으로 지연되면 다른 공항의 접속지연으로 이어지는데, 제주공항과 운행이 집중된 청주공항이 그 여파를 가장 크게 받는 것이다.

청주공항을 찾은 한 승객은 “제주도를 자주 찾는 관계로 청주공항을 이용하는 데 청주발 제주와 제주발 청주행 항공기가 툭하면 지연 돼 때로는 할인으로 피해보상도 받았지만 너무 짜증이 난다”며 “김포나 부산 등으로 가는 항공기는 지연이 덜한 데 유독 청주발이나 청주도착 항공기가 지연되는 것은 타 지역 이용객들에 비해 문제 제기와 저항이 덜한 충청도민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느긋한 충청인들의 성격이 반영된 탓이라는 재밌는 분석도 있다. 청주공항 관계자는 “충청인들의 성격 탓인지 청주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은 비행기 출발시간에 빠듯하게 도착하는 경우가 많다”며 “탑승수속을 밟다 보면 출발시간을 넘기고 이런 상황이 지연으로 연결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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