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정치 1번가인 청주상당구는 내년 4월 총선에서의 빅매치로 주목받고 있다. 정치거물급 간의 양자대결 구도인 데다 이 지역구에서의 성패가 청주와 청원까지 여파를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가 물러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쳐야 하는 숙명적 대결이 예상된다.

청주 상당구는 한나라당 정우택 전 충북도지사(청주상당당협위원장), 민주당 홍재형 의원, 자유선진당 김종천 대한매일 충북취재본부장이 도전장을 냈다.

한나라당 정 전 지사와 민주당 홍 의원의 맞대결은 정치 경력으로 볼 때 거물급 간 여의도 입성 경쟁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부총리 출신의 국회 부의장인 민주당 홍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4선 의원이 된다.

이를 제지하고 여의도 재입성을 노리는 한나라당 정 전 지사는 2선 국회의원, 장관을 지낸 데다 민선 4기 충북도정을 이끈 인물이다.

이들 거물급 인사들의 양자대결 구도가 일찌감치 구축된 청주 상당구는 빅 매치답게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지난달 일부 지방언론의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정 전 지사와 민주당 홍 의원의 지지도가 1% 차이의 초접전으로 나타날 정도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선거전을 예고하고 있다.

인물론 승부가 예상되는 속에 민주당 홍 의원은 지역발전을 위해 정치권에서의 영향력 있는 다선 의원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 국회부의장까지 오른 지역인물 키워주기를 내세우며 지역유권자들이 표심 확보에 나서고 있다. 반면에 고령이라는 점을 어떻게 극복하고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느냐는 숙제가 있다.

한나라당 정 전 지사는 50대 후반에도 불구 화려한 정치 경력이 있다. 중부권 대권론을 앞세우는 등 인물론을 부각시키고 있다. 다만 학연, 지연 등 지역 연고가 없다는 점을 극복해야 한다.

인물론에서 어느 쪽도 빠지지 않고 최근의 여론조사의 박빙 결과로 볼 때 승패는 선거바람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난 10월 재보선 과정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성향이 내년 4월 총선에 어떻게 표출될지가 관건이다.

10월 재보선 선거 트렌드는 기성정치의 환멸과 정치권의 물갈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가시지 않고 있는 변화에 대한 욕구가 지방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새로운 대안 정당과 참신한 인물의 등장, 지역의 물갈이 욕구가 표출될 경우 현역의원이라는 프리미엄과 정치 베테랑이라는 장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안정당과 참신한 잠재적 인물이 이 선거구에서 물망에 오르지 않고 있다.

선거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또 있다. 지난 총선처럼 세종시 문제 등 큰 이슈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지역에서 불어줄 바람과 인접 선거구의 분위기가 영향을 줄 수 있다. 청주상당구는 청주 흥덕구와 청원지역의 선거분위기에 편승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인접지역의 후보군들의 경쟁력에 따라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일정 부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청주와 청원은 민주당이 4개 선거구를 장악하고 있고, 한나라당이 단 한 석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상당구를 빼고 3개 선거구에서 한나라당은 두 번이나 패배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많은 민주당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지, 아니면 물갈이론을 앞세운 한나라당이 설욕전을 벌일지 여부는 청주상당구의 두 거물인사들의 선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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