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면세유가격이 급등하면서 겨울 농사를 앞둔 지역 내 시설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농가들이 지난 1년간 정성들여 재배한 농산물 가격마져 크게 떨어져 ‘엎친데 덮친격’이란 분석이다.

28일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농업용 면세유 가격은 유종별로 지난해 보다 20~30%이상 크게 올랐다.

이날 기준 휘발유가격은 ℓ당 911.3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70.47원)보다 141원 올랐고, 등유 또한 ℓ당 1051.0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28.32원) 보다 223원 상승했다.

저유황경유 역시 ℓ당 1072.73원으로 지난해(827.28원)보다 245원 급등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올 겨울 9917㎡(30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시설작물을 재배할 경우 들어가는 연료비가 하루 평균 13만여 원으로 지난해의 10만여 원에 3만 원 가량 증가하게 됐다.

게다가 매년 농민들에게 제공하던 면세유 사용량도 지역과 규모별 차이가 있지만 절반이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농민들은 자식처럼 정성들여 키워 온 작물에 대해 동사(凍死)를 절대 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역에서 상추를 재배하는 최모(50) 씨는 “적정온도는 20도지만 크게 오른 경유값과 전기요금 때문에 난방을 제때 못하고 있다”며 “난방을 중단하면 자식처럼 키워온 작물이 다 죽으니 당장 적자가 나더라도 난방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볼멘 소리를 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농민들은 치솟는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에너지절감형 전기난방 등을 마련하고 있으나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아 그 또한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시설재배농가들은 전기요금과 경유값이 급등해 작물의 적정온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방울토마토와 오이, 상추, 시금치, 애호박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은 추위와 함께 하락해 농민들의 시름을 더욱 깊어지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경기불황 여파로 소비가 줄어 농산물값이 15% 정도 떨어지고 있는 마당에 기름값은 올라 농사짓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며 “면세유 등 시설작물에 들어가는 비용을 국가에서 보조해 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석환 대전시 농업경영인연합회장은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기름값 급등세는 시설재배농가와 화훼류 등 농가들의 경영 수지를 악화시키는 직격탄”이라며 “농가의 경영비 부담과 경영 안정을 위해서 면세유 지원을 크게 늘려야 하며 가격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