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도 팽개치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고 왔는데 교통비는커녕 밥도 사서 먹으라네요. 이게 말이나 됩니까?”

군 전역 후 5~6년 차에 적용되는 향방작계훈련 참여 예비군들에 대해 군(軍)이 점심값 자비 부담을 원칙으로 내세우면서 훈련 참여자들이 적잖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내용이 사전에 통보되지 않아 현금 등을 준비하지 못한 예비군들은 점심을 먹지 못하거나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등 ‘배고픈 훈련’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28일 국방부에 따르면 향토방위 예비군은 1년에 3번 기본훈련(8시간)과 작계훈련(6시간 2번, 동원미지정자), 소집점검훈련(4시간, 동원지정자)을 받게 되며, 이 중 기본훈련만 모두 9000원의 교통비와 식비가 제공된다.

문제는 작계훈련의 경우 하루 6시간 동안 훈련을 받으면서도 점심이나 교통비가 제공되지 않아 예비군들이 여비를 챙겨오지 않을 경우 낭패를 보기 쉽다는 점이다.

게다가 훈련장 입소 후에는 바깥출입이 금지돼 있어 식사를 위해서는 군부대 측에서 주문하는 배달 업체를 자비로 이용하거나 부대 내 매점에서 라면 등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일부 예비군들 사이에서 생업을 포기하고 온 예비군에게 점심밥도 제공하지 않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며 국방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훈련에 참가했던 이 모(29) 씨는 “예비군들 모두 나라를 지키기 위해 현역 시절을 거쳤고, 각자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국가의 부름을 받고 달려온 것 아니냐”며 “밥을 개인 돈으로 사먹으라는 것도 이해되지 않지만 특정 배달 업체에 시켜 먹는 것도 관련 비리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반문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예비군들로부터 관련 민원이 속출하고 있지만 예산 확보 문제 등으로 식비 제공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향방작계훈련에 대한 식비 마련을 위해 97억 원의 예산을 편성 했지만 결국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해 시행할 수 없었던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올해도 국회에 예산 신청을 해놓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예산 확보가 된다면 내년부터 식비를 제공하고 단계별로 교통비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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