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텃밭으로 여겨졌던 홍성·예산 선거구는 현역 국회의원인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불출마 선언으로 혼란에 빠졌다.

특히 지난 18대에 이어 내년 총선도 홍문표 한나라당 최고위원과의 리턴매치가 사실처럼 굳어졌던 상황에서 이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하자 이해관계를 계산하는 각 정당과 후보자별 정치적 셈법이 분주한 가운데 선진당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으로 적지 않은 전력 손실이 예상되는 선진당은 하루빨리 ‘포스트 이회창’을 준비해야 하지만 그동안 이 전 대표가 홍성·예산에서 워낙 강한 입지를 굳히고 있었기 때문에 차기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이른바 ‘후계자’가 홍성·예산에서 이 전 대표와 같은 파급력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반면 일찌감치 이 전 대표와의 재대결을 공언하고 세를 확장한 홍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와의 직접적인 대결 부담은 피하고 선거판도에선 우위를 선점한 모양새다.

홍 최고위원은 “침체에서 허덕이는 홍성·예산의 큰 희망줄기를 바로 잡아주는 큰 그림을 갖고 지역발전에 앞장서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며 “그동안 국회의원과 대통령직 인수위원,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희망과 미래가 있는 홍성·예산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농민을 위한 전국 최고의 대변인으로서 농민을 위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출마 지역을 밝히지 않은 이완구 전 충남지사의 홍성·예산 출마를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친이, 친박계로 구별되는 두 정치인이 맞붙을 경우 치열한 당내 공천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전 지사의 한 측근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오랫동안 보수정당에 자리를 내준 진보진영도 반격을 노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반 한나라당 정서, 선진당 물갈이론은 물론 한미FTA 등 굵직한 현안을 들고 도전장을 내민 민주당 정보영 홍성·예산지역위원회 위원장과 민주노동당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 등 진보정당의 새인물들이 보수와 보수의 대결로 그려졌던 홍성·예산 선거양상을 위협하고 있다.

중앙 정치권의 통합논의와 맞물려 홍성·예산 진보진영에서도 총선을 앞두고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다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선 정치에서 이탈하거나 보수 및 지역정당으로 흡수된 진보성향 유권자들을 어떻게 하나로 결집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정 위원장은 “지역 발전과 농민, 약자를 대변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며 “홍성·예산 민심이 자유선진당과 한나라당에 등을 돌렸기 때문에 반 한나라당, 반 선진당 정서를 결집하면 충분히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부의장도 “현실과 동떨어진 정치, 부자를 대변하는 정치를 벗어나 농민과 노동자, 서민과 약자를 위한 정치를 위해 내년 총선에서 MB정권과 한나라당을 심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제2의 강기갑, 홍성·예산의 강기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성·예산=이권영·김동근 기자 gy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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