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배추 등 김장관련 농산물의 가격 폭락으로 지역 도매시장 중도매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각 가정의 김장이 거의 마무리되는 시기임에도 불구, 끊임없이 밀려드는 무·배추 물량으로 한동안 도매시장의 시름은 걷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역 도매시장 법인들은 최근 김장 주재료인 무·배추를 비롯해 대파, 갓 등 농산물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 농산물이 도매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재고가 크게 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실제 27일 현재 대전지역에서 거래되는 배추(상품) 1포기 가격은 1000원 안팎으로 지난해 4300원의 25% 수준까지 폭락했다.

무 역시 1개당 1000원 가량의 소매가격을 기록하며 지난해 2900원의 3분의 1 가격에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고, 대파도 1㎏당 1250원에 판매되고 있어 지난해 3000원의 절반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농민들은 무·배추 등 폭락한 농산물들을 산지에서 갈아엎고 있지만 일부 생산 물량을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전·충남지역 김장이 마무리되고 있어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가격마저 폭락해 이들 농산물의 유입이 반갑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 도매시장 중도매인 측의 한목소리다.

오정동 농수산물시장의 한 중도매인은 “사실상 올해 김장이 끝물이라고 볼 때 출하물량의 90%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산지에서 끊임없이 몰려드는 물량에 우리도 골머리를 썩고 있다”며 “거래가 활황을 보인다고 해도 워낙 가격이 낮아 매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데 시기적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재고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도매시장 법인들도 매출 저하에 비상이 걸렸다.

도매시장 법인들은 농산물 가격폭락으로 김장철 특수는 커녕 매출이 역신장하는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속속 밀려 들어오는 무·배추 물량에 손을 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 법인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배추가격이 너무 올라 물동량이 적어도 매출이 유지되는 경우였다면 올해에는 물동량이 엄청나게 늘어도 가격이 폭락해 매출이 오히려 역신장하고 있다”며 “무·배추 뿐 아니라 대파, 갓 등 김장관련 농산물들의 가격이 대부분 폭락해 김장 특수는 일찌감치 꿈도 꾸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도 지금까지 물량이 지속적으로 밀려들어와 중도매인들의 점포에 재고만 쌓여가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답답한 속내를 내비쳤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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