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이 국회에서 전격 통과됐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충북지역의 업황 기상도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은 오래전부터 나왔다. 대체로 전기·자동차, IT분야 등은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농축산업·중소유통업· 제약분야 등은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충북의 농축산업은 물론 바이오·제약산업의 타격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바이오·제약산업의 경우 충북이 미래 백 년 먹을 거리 창출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다. 한·미 FTA 발효가 국내 제약산업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는 전망에 한껏 고무된 오송바이오산업 육성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각 분야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한·미 FTA 발효는 지역의 산업계 기상도를 바꿔놓을 수 있다. 이에 본보는 한·미 FTA 발효에 따른 충북의 영향과 대응 방안을 3회에 걸쳐 긴급 진단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충북의 농업분야가 다른 분야에 비해 가장 많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도는 한·미 FTA 발효 시 지역 농업 피해규모를 오는 2015년까지 5년 동안 1090억 원으로 추정했다. 분야별로는 축산분야에서 750억 원(농업분야 피해액의 69%), 과수분야에서 293억 원(27%), 곡물분야에서 27억 원, 채소·특작분야에서 20억 원 가량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축산분야는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유제품, 과수분야는 사과, 배, 복숭아, 포도, 곡물분야는 대두, 보리, 채소 및 특작분야는 고추, 토마토, 마늘 등이 주요 피해 부문으로 꼽히고 있다.

전기·전자산업의 업황 기상도는 맑음이다. 충북의 주력산업인 이 분야는 2009년 기준 지역 제조업 부가가치 생산액의 34.6%를 점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미 FTA 체결에 따른 관세 인하는 업계의 기회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측면에서 지역 전기·전자분야의 전망은 밝다.

섬유산업의 지역산업 비중은지난 2005년 이후 감소 추세에 있다. 지역산업 비중이 낮아 파급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충북의 기계산업분야 비중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기계류 수출이 충북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 기준 22.2%를 점유하고 있다. 수입 기계류 제품의 시장 잠식이 우려되고 있다.

서비스업은 시장경쟁을 심화시켜 지역경제에 부정적 효과보다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충북은 지방은행이 없어 금융서비스 부문이 제조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 금융서비스 부문의 개방에 의한 피해는 제한적이다.

유통분야는 기업형 슈퍼마켓 SSM 등 대규모 유통산업 진출로 전통시장 중심의 지역 중소상인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바이오·제약분야는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도입, 의약품, 의료기기 제조기준(GMP) 강화와 복제의약품 시판허가 상호인정 근거가 마련되면서 오송생명과학단지 입주 기업체의 피해도 예상되고 있다. 이 분야의 한·미 FTA 체결에 따른 피해 우려는 충북이 백 년 먹을거리 창출을 위해 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성장동력산업 육성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분석과 대응책이 요구되고 있다.

분야별로 희비가 교차되는 한·미 FTA 발효에 따른 파급효과는 거시경제적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충북개발연구원은 ‘한·미 FTA체결이 충북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라는 분석자료에서 △충북경제성장률 상승 △장기적인 고용창출 효과 발생에 따른 노동시장 활성화 △관세인하에 따른 수입제품의 가격하락은 물가 안정요인으로 작용 △대미 수입의존도가 높은 수익성 개선 기대 등의 파급효과를 강조했다.

농축산업 등 일부 분야의 피해가 우려되지만 전기·전자 분야 등 ‘한·미 FTA 체결이 가져올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더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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