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 1주기 추모식에서 연평부대 근무중 희생한 두장병의 부모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김호열기자 kimhy@cctoday.co.kr  
 

“한탄스럽고, 너무 보고 싶지만 하늘나라에서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23일 오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큰 아들을 잃은 고 서정우 하사의 부친인 서래일(51) 씨는 먼저 보낸 아들의 그리움에 하염없는 눈물을 쏟아냈다.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 도발 1주기 추모식’에는 다소 쌀쌀하고 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도 고 서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순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한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추모식에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김관진 국방부장관 등 정부 주요인사와 전사자 유가족, 해병대 장병, 시민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유족과 참석자들은 궂은 날씨 속에도 추모식 내내 잊히지 않는 고인들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는 등 주의를 숙연케 했다.

김황식 총리는 추도사를 통해 “목숨을 바쳐 조국을 지킨 전사자들과 억울하게 희생한 분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어떠한 위기에도 대한민국을 지켜야할 책임이 있다”면서 “정부는 국민 안전과 나라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세력과도 타협하지 않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사자와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이날 추모공연에서 고 서 하사와 문 일병과 함께 근무한 박성우 하사가 추모글을 낭독하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그는 “전역을 얼마 남기지 않았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너희가 지키고자 했던 이 나라를 우리가 꼭 지키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추모식이 끝난 후 참석자들은 전사자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특히 일부 유가족들은 희생자 묘역에 가까워지자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기도 했다. 고 문 일병의 아버지 문영조(49) 씨는 “시간이 날 때 마다 아들을 만나러 온다. 올 때마다 원망과 고통을 떨쳐 버리고 편안하게 있으라는 말을 해준다”며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아들 생각에 밤잠을 설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현역 해병대 장병 100여 명이 함께 자리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박준수(23) 상병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가족들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북한의 도발에 용감히 맞서 싸운 전우들이 자랑스럽고, 해병대 정신을 이어받아 국토방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평도 현지에서도 추모식과 화합행사는 물론 북한의 군사도발을 가장한 대규모 기동훈련이 실시됐으며, 전국에서 전사자들의 고귀한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추모 행사가 이어졌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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